송파구청장 당선자 박춘희 씨

 

이혼 후 분식집 경영, 9전10기 사법시험 최고령 합격자의 인생

6월 7일 2시, 서울 송파구청 대강당에서는 6 2 지방선거 당선자들에 대한 당선증 수여식이 있었다. 선거 끝이라 술렁이는 어수선함 가운데서 무엇보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송파구 행정을 이끌 신임 구청장으로 당선된 박춘희 당선자에게 모아졌다. 눈이 부시게 하얀색의 투피스 정장 차림의 박춘희 송파구청 당선자는 식보다 10여분 일찍 자리해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날을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우리 동네 옆집 아줌마처럼 친근하고 소탈한 첫인상으로 번잡한 행사 중에도 기자의 질문에 또박또박하게 답변을 잘해주었다.


“육아와 교육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 발휘하고,
친근함과 소탈함으로
골고루 잘사는 지역사회
계발에 기여하겠다”


깨끗하고 청렴함으로 여성 전략공천 받아
“선거 기간 중에 제가 악수를 청해도 냉담하게 뿌리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유권자에게 거부 당할 때가 좀 힘들었지만 반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선거는 잊고 살기 좋은 송파를 위해 뭉치고 단결해 나가겠습니다.”
박춘희 당선자는 현 김영순 송파구청장에 이어 서울의 여성 구청장의 전통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구청장에 당선되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 역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 당선자는 한나라당의 여성 전략공천을 받아 송파구에서 당선됐다.
“저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세심함, 정직함과 투명함, 투철함, 성실함과 함께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리더십을 발휘해 송파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적격자로 판단돼 구청장에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박 당선자는 송파구청장 출마의 변을 이렇게 밝혔었다. 지난 4년간 전국 단체장의 48%가 부정에 연루됐다고 하는데 그 반작용으로 상대적으로 박 당선자의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고 지역주민의 마음도 움직였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넘어지면 일어나는 오뚝이 인생
“저는 38세의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도전, 9전 10기 끝에 뜻을 이룬 인내심과 집념이 강한 편입니다. 강력한 추진력이 강점이기도 합니다.”
박 당선자의 특이한 인생역정은 여기저기에 보도되어 잘 알려져 있다. 35세인 1988년 이혼  후 딸과 아들을 데리고 서울로 상경해 홍익대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키웠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아이들을 남편에게 보냈다. 그 후유증으로 방황하던 박 당선자는 사법시험을 결심하게 되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 쓰러질 정도로 공부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마침내 그의 집념은 2002년 사법시험 사상 최고령 (49세)합격의 영광으로 돌아왔다. 사법시험에 매달린 지 10년 만이었다. 현재까지 박 당선자의 사법시험 사상 최고령 여성 합격자의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박 당선자는 사법연수원 시절엔 1000여 명을 이끄는 자치회 장을 지내며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후 초당대학교 겸임교수와 대통령선거 법조지원단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행정경험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박 당선자에 대해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일부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부족한 만큼 주민의 말에 귀를 더 기울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이 소통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법시험을 거치면서 어렵고 힘들어도 목표는 꼭 이뤄내는 집념을 갖게 됐고, 송파구를 중심으로 무료법률 상담을 하며 소외받는 분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지역사회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게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사실 박 당선자의 정책공약을 보면 “출산에서 보육까지 책임지는 아이 낳고 키우기 편한 송파 만들기”가 눈에 들어온다.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을 확대하고, 국비 산후조리원을 설치운영하며 직장인들을 위한 맞춤형 돌보미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공약이다. 다자녀가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취학 전 아동 보육시설 유치원 이용료 지원 확대 등 구체적인 공약들도 있다.
“이혼 후 돈 벌기에 급급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죠. 저 같은 직장 여성이 나오지 않도록 출산 보육과 관련해 현실적인 지원을 하겠습니다.”
여성 구청장의 꼼꼼함으로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출산과 육아에 관심을 쏟겠다는 그의 공약들은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박 당선자의 재산 신고액은 1억 4023만원, 납세실적은 1761만원이며. 서울시 지방세심의위원으로 일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오직 끈기와 집념으로 가꿔온 박 당선자이기에 그가 이끌 송파의 미래와 청사진이 어떻게 펼쳐질지 많은 이들이 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 당선자 역시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위해 단단한 각오를 보이는 말을 남겼다.
“구정운영도 뚜렷한 목표가 중요합니다. 도중에 어려움이 생겨도 헤쳐나가서 꼭 성과를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