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맛·멋·건강 담긴 지역 향토음식 활성화 방안은?
- 농가맛집을 가보니... 전북 진안 ‘마이담’
농진청 간편조리세트 공모사업 ‘최종 선정’ 영예
홍삼·시래기밥 ‘진안고원 산골애찬’ 브랜드 얻어
“관광명소 활성화에 지역 맛집 기여…
인력 수급·노후 농가맛집 지원 절실"
“‘시래기 등갈비찜’ 간편조리세트(밀키트) 출시를 앞두고 농가맛집 운영에 사명감이 더 커졌습니다. 관광명소가 많은 진안에서 정성껏 차린 특별한 건강밥상을 계속해서 대접할 겁니다.”
전북 진안 부귀면 마이산 자락에 자리한 농가맛집 ‘마이담’을 운영하는 부부 서수원·박미숙 대표는 홍삼과 무청시래기를 활용한 건강밥상을 1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마이담 내부에 큼지막하게 쓰인 ‘음식이 보약이야, 그건 자연이 주는 힘’이라는 문구에 두 대표의 경영신념이 드러났다.
음식이 보약…자연이 주는 힘
마이담은 2016년 문을 연 진안의 ‘농가맛집’이 폐업함에 따라 2019년 추가로 지정됐다. 진안지역에서 생산된 홍삼과 무청시래기를 활용해 옛 향수 그대로를 담은 상차림으로 특허까지 출원했다.
홍삼시래기밥은 무청시래기와 홍삼을 물에 불린 뒤 쌀과 함께 전용 뚝배기에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감칠맛을 자랑한다. 밥 위에는 표고버섯과 잣, 대추채를 얹어 알록달록한 색감을 더해 식욕을 돋운다. 홍삼시래기밥 특정식에 나오는 떡갈비에는 홍삼가루를 넣어 식감과 풍미를 더했다. 마늘시래기밥 정식은 직접 재배한 마늘을 시래기와 함께 뚝배기에 넣어 지은 마늘시래기밥과 떡갈비를 제공한다.
박미숙 대표는 “우리 아이들에게 먹였던 바른 먹거리로 손님에게도 정성껏 대접한다”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엄선된 식재료를 고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수원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시래기 가공공장에서는 지역 내 농가와 계약재배한 무청을 무시래기로 가공한다. 밑반찬에 쓰이는 부추, 꽈리고추, 배추 등은 직접 재배하고, 지역 특산물인 홍삼과 돼지고기, 마늘, 은행, 대추 등은 지역 농가에서 구입하고 있다.
마이담 상차림의 대표 요리는 홍삼과 시래기, 마늘을 넣은 밥이다. 두 대표는 “조촐하다”고 말하지만, 개업 당시 메뉴였던 샤브샤브 어탕의 경우 ‘지역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과감히 포기했을 정도로 상차림에 열정을 쏟았다.
“농가맛집이 지역 대표 맛집 돼야”
이 같은 열정으로 진안군이 지난 2016년부터 청정 진안고원의 지역 식재료인 돼지고기, 산나물, 더덕 등을 활용한 음식점에 부여하는 ‘진안고원 산골애찬’ 브랜드 사업에 선정됐다. 현재 마이담을 비롯해 15곳이 진안고원 산골애찬 식당이다.
마이담은 1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495㎡(150평) 규모다. 지난 2012년 ‘대형음식점시설개선사업’으로 시설비 6억원 중 40%를 지원받았다. 또 2018년 삼락농정시군특화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받은 지원금 일부로 수확한 시래기를 가열하고 냉동하는 시래기 가공설비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진행된 농촌진흥청 ‘지역 향토음식 활용 간편조리세트 상품개발’ 공모전에 최종 선정된 ‘진안고원 시래기 등갈비찜’은 지난해부터 5개월간 진안고원 산골음식 실용화 컨설팅을 통해 음식 전문가의 도움으로 개발된 요리다. 지역 특산품인 흑돼지 등갈비의 쫄깃함과 시래기의 연한 식감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이담’ 고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매콤한 양념장의 감칠맛을 더해 차별화했다고.
“공모전에 선정만 됐지 아직 제품으로 받아본 게 아니어서 실감이 안 나요. 시래기 등갈비찜이 제품으로 출시되면 마이담 상차림에도 추가해야죠. 아직은 예약제로만 받고 있거든요.”
마이담의 시래기 등갈비찜은 올 하반기부터 전국 롯데마트에서 유통·판매될 예정이다.
“농촌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잖아요. 이곳도 마이산을 찾는 관광객이 전부죠. 그러니 단체손님이라도 오면 당장 인력부터 걱정입니다. 농번기에는 인력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요.”
마이담 뒤편 부귀편백숲 산림욕장을 찾아온 단체손님이라도 들이닥치면 곤란을 겪는다고.
서수원 대표는 “관광 명소가 활성화되려면 지역 맛집의 역할도 크다”면서 “인력 중개와 10년 이상된 집기류 교체나 추가 지원 등 농가맛집이 지역 대표 맛집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숙 대표는 “아직도 11년 전 개업했을 때 음식값을 받는다”면서 “물가 인상에 ‘더는 못하겠다’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아침에 눈을 뜨면 오뚝이처럼 일어나 손님맞이를 준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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