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Focus - 맛·멋·건강 담긴 지역 향토음식 활성화 방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에 빠진 농가맛집이 많은 가운데,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유명 한식셰프인 박찬일 셰프(사진 오른쪽)로부터 컨설팅 지원을 받는 사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에 빠진 농가맛집이 많은 가운데,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유명 한식셰프인 박찬일 셰프(사진 오른쪽)로부터 컨설팅 지원을 받는 사업을 진행했다.

국비지원 종료·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 겪어
셰프 컨설팅과 밀키트 출시로 활로 모색
향토음식은 한식의 진수…별도 지원 필요

향토맛 갖춘 농가맛집
지역의 원·부재료와 조리법,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향토음식은 맛은 물론이고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어 사랑을 받아 왔다.

향토음식을 농촌의 무형자산으로 계승·발전시키면서 경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향토음식자원화 사업’을 통해 전국 117개(국비지원 기준)의 농가맛집을 육성했다. 지역 내 식재료 구입이 90%에 육박하는 농가맛집은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무엇보다 농촌여성이 농가맛집 창업에 나섬으로써 소득진작을 통한 지위 향상에도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농촌생활개선사업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생활개선회원 311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에서 ‘향토음식자원화 사업’이 75.2%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고, 농외소득 창출에 도움을 줬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농촌생활개선사업 참여순위(농촌진흥청 제공자료)
농촌생활개선사업 참여순위(농촌진흥청 제공자료)

농가맛집 메뉴, 대량생산 가능
소규모 예약제로 운영되는 농가맛집은 코로나19로 큰 위기를 맞았다. 고객이 급감하며 휴업 또는 폐업 사례가 늘어났고, 배달시장 성장과 2019년 1000억원에서 2025년 725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밀키트 등의 트렌드는 농가맛집에 악재였다.

농촌진흥청은 농가맛집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메뉴 중 밀키트 제품화가 가능한 농가맛집 20여곳을 선정했다. 첫 번째로 충남 부여 농가맛집 ‘나경버섯농가’의 특징과 맛 비결을 기반으로 ‘표고간장채수 소고기버섯전골’을 롯데마트와 함께 선보였다.

밀키트 출시로 소규모 농가형 외식 레스토랑으로 출발한 농가맛집이 대량생산을 위한 요리법 계량화와 상품화가 가능하단 점을 확인했다. 지난해에도 전북 장수 ‘장수밥상’의 ‘된장시래기전골’, 경기 포천 ‘청산명가’의 ‘들깨버섯전골’, 경북 경주 ‘고두반’의 ‘옛두부맑은전골’ 등의 밀키트가 출시됐다.

농진청과 별도로 자체예산으로 농가맛집을 육성해 온 광역지자체도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중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농가맛집에서 건강한 향토음식을 맛보고 농촌교육농장에서 심신을 치유하며, 볼거리 가득한 관광명소를 결합한 ‘산愛들愛 맛길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리고 유명 한식셰프인 박찬일 셰프를 농가맛집과 일대일로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했다.

김보현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농촌자원과 주무관은 “박찬일 셰프가 직접 방문해 메뉴와 레시피, 콘셉트부터 요즘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농가맛집들이 세세한 부분까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향토음식 발전이 곧 한식 진흥
비빔밥, 불고기, 김치 등 전통 한식은 물론 짜파구리, 치맥 등 K-콘텐츠에 힘입어 유명해진 현대식 한식에 이르기까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전역까지 한식 열풍이 거세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한식산업의 세계진출을 위해 지난달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한국진흥원 등과 한식셰프, 관련 교수진, 식품기업이 총망라된 한식산업 발전 협의체를 발족했다. 한식의 산업적 가치와 매력도를 끌어올려 세계시장에서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전후방 산업을 아우르는 지원을 하겠다는 것. 한식의 셰계화를 목표로 수출도 중요하지만 균형발전을 위해 내수진작 측면에서 농가맛집 육성도 중요하다.

김대균 한식진흥원 사무총장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려 건강한 식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한식의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며 “한식의 진수인 향토음식은 지역의 식재료와 대대로 전해져 오는 조리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산업적 가치 이외에도 농촌의 어메니티 자원으로서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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