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선정 ‘신지식농업인’
조금자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
한방약선·음식궁합 공부하며
밥 지을 때 넣는 ‘채소잡곡’ 개발
지역농가들과 대규모 계약재배 
​​​​​​​마을주민 직원 채용 등 상생 도모

■ 연중기획 주간 Focus- 여성의 선한 영향력이 공동체 활성화한다

‘나는 농부다’ 대통령상 영예

조금자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
조금자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

“자색무·자색고구마·비트·과일무·강황 등 100% 국내산 농산물로 만든 ‘채소잡곡’과 ‘채소볼’은 특화된 건조기술로 불리지 않고 세척할 필요도 없이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고, 첨가물이나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신지식농업인’(2020)이자 ‘농촌융복합산업인’(2019) 조금자 농업회사법인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는 틈새시장을 공략, 지난 2013년 밥 지을 때 잡곡처럼 간편하게 넣어 먹는 ‘세상에 없던’ 제품 ‘채소잡곡’을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조 대표는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 원광대학교 한방건강학과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한방약선을 공부했다. 음식궁합에 대해 알아가면서 영양과 식감, 색감을 살린 ‘건조채소’에 도전했다. 가족의 호응에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조 대표는 “누군가 아이디어 콘테스트에 나가보라고 권유했다”면서 “2013년 전라북도 ‘농식품 및 아이디어 가공제품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가공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판로가 막막했다. 빚이 늘면서 대량판매로 방향을 잡고 박람회 등에 참가하면서 TV쇼핑 관계자, 국내는 물론 해외 바이어들과 접촉했다.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말에 힘을 얻었다. 

조금자 채소잡곡
조금자 채소잡곡

2015년 TV쇼핑에 입점하면서 론칭 방송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입점 두 달 만에 5억8천만원어치 판매 등 농산물 건조·가공기술 분야 소기업 신화를 새로 썼다. 2014년 연매출 2천만원에서 2016년 2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맑은샘자연교육농원의 건조채소가 알려지면서 유사제품들이 넘쳐났다. 2017년 매출이 반토막 났다. 농산물 건조·가공기술의 경우 채소 종류만 바꿔도 새 기술로 인정되는 탓이다. 조 대표가 지금까지 획득한 특허 기술은 5건이지만, ‘채소볼’ 이후 특허출원을 하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기회는 또 찾아왔다. 2017년 KBS ‘나는 농부다’에 출연,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건조채소 분야 자타 공인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의 보유자가 됐다. 

“청년농업인 자리매김에 보람” 
조 대표는 “최고 연매출 45억원을 달성했고, 직원도 늘리고, 전북지역 등 계약재배 농가도 12곳이나 됐다”면서 “한 해 사들이는 농산물만 12억원에 달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몇 년 새 코로나 등과 겹치면서 매출이 줄어 계약재배 농가도 8곳으로 축소했다. 그럼에도 조금자 대표는 또다시 희망을 노래한다. 

그는 “올해 새로운 TV쇼핑에 입점했는데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강조한 뒤, “사업 초기 막 창농한 청년과 감자 2톤가량 계약재배를 체결했는데, 농가의 소득 규모가 연 3억원에 달하는 등 이제 어엿한 농업인으로 자리를 잡은 듯해 보람된다”고 말했다. 

조금자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사진 가운데)가 6차산업 경진대회와 관련 맑은샘자연교육농원 계약재배 농가를 포함해 전북지역 농업인들에게 가공식품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조금자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사진 가운데)가 6차산업 경진대회와 관련 맑은샘자연교육농원 계약재배 농가를 포함해 전북지역 농업인들에게 가공식품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조 대표는 계약재배 농가에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자색고구마 등 1만9800여㎡(6천평) 규모 농사를 직접 짓고, 현재 마을주민 5명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역농가들이나 마을주민들이 소득을 높이고 마을공동체와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똑똑하게 경영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정읍 내장산 인근에 곤충체험도 하고, 직접 농산물을 채취해서 가공제품을 만들고, 식사도 할 수 있는 본격적인 6차산업 도전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금자 채소볼
조금자 채소볼

‘제2의 조금자’를 꿈꾸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여성농업인들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생산에서 가공·유통·서비스 영역까지 아우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선택한 틈새작목에 대해 남들이 모를수록 6차산업화에 이르는 길은 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업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지원사업과 지원금이 생산단계에만 집중돼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농촌여성신문은 남들이 재배하지 않는 틈새작목과 특화작목을 생산·가공·유통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여성농업인들을 조명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소득증대에 머물지 않고 농업·농촌 활성화와 지역농가 소득증대를 목표로 오늘도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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