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썹 재인증 포기했어요 – 충남 서산 ‘나눔농장’ 윤수견 대표
윤수견 대표는 돼지 비선호부위에 직접 농사지은 채소와 마늘을 혼합해 소시지를 개발한 장본인. 지난 2018년 윤 대표는 해썹 기준에 부합하는 서류를 준비하며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해썹 재인증을 포기하고, 소시지 가공사업을 접고 농촌체험학습에만 집중키로 했다.
- 해썹 재인증, 고민하게 된 이유는.
준비해야 되는 서류가 많은 건 빙산의 일각이었다. 검사 비용이 너무 만만치 않더라. 돼지 비선호부위를 가공해 축산업과 연계되다보니까 농식품과는 기준이 달랐다. 식육가공품으로 분류돼 1개월마다 1회 이상 검사를 받아야 했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소시지 만들 때 투입하는데 채소 6가지에 대한 검사비가 각각 발생했다.
- 해썹 유지에 가장 큰 애로점은.
가공한 식품의 안전성만 검사하는 게 아니라 가공장 안의 공기까지 체크했다. 유해한 공기가 있는지, 공기 측정에 따른 검사비도 별도로 들고 앞치마 청결 상태 등 검사가 무척 까다롭고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 코로나19로 체험학습이 주춤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촌체험학습으로 소득을 충당하게 됐다. 즉석가공식품으로 소시지를 납품하는 판로는 없지만, 학교에 체험학습으로 출강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소시지를 알리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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