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문화포럼 - 건강하고 활동적 노년을 위해서는

노년의 시기가 '꽃대'로 빛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고령자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들어 노년기 문화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2013년 제정된 문화기본법에 따르면, 문화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문화적 활동을 통해 고령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창조적 노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년기 문화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2023 실버문화포럼’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고령자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에 대해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지난달 27일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2023 실버문화포럼’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고령자의 문화적 욕구에 다양성을 세분화해서 지원·정책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7일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2023 실버문화포럼’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고령자의 문화적 욕구에 다양성을 세분화해서 지원·정책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2023 실버문화포럼서 “다양한 노인문화 욕구 반영돼야” 한목소리

중장년층, 은퇴 후 여가·문화활동보단 소득활동·건강관리 우선시

‘꽃대’로 노년을 피우는 문화·예술의 힘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는 기조강연에서 ‘100세 시대 건강하고 활동적 노년을 위한 문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노년기의 문화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어느 때보다도 예술을 포함한 노년기 문화적 활동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나이가 들어 창의적 활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질병 예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노년기 문화활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그는 노년기의 문화활동을 통해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고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며, 개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노년기의 문화활동은 과거에 해본 적 없는 것에 도전하는 것을 장려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단순히 구경하는 관람객으로서가 아닌 직접 작품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실제로 미국에서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수천 점의 작품 활동한 할머니의 사례를 소개하며, “100세 시대에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문화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뉴욕의 한 미술관에선 치매노인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해 사회적 고립이 아닌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주기도 하는데 이는 문화적 행위가 담고 있는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실버 전용 영화관의 등장과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은 창조적 노화의 대표적인 예로 최근 출판계에서도 실버 관련 서적과 공연계에서도 시니어 대상의 공연이 늘고 있다. 시니어 패션쇼나 시니어 유튜브가 등장하는 등 디지털시대 새로운 문화의 기회 향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박 교수는 “그러나 실제 중장년층은 문화활동보다는 소득활동이나 건강관리 욕구가 더 크다”며 “은퇴 후 대개 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니어들은 문화활동에 있어서 거리와 비용, 시간이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여가 활동으로 ‘여행’을 1순위로 꼽으면서, 다양한 베이비부머 등장으로 수요자 여건을 맞춘 문화활동을 재구조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장년층부터 여가 경력 나이테 새겨야
이어진 발표에선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대상에 따른 노인문화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세분화된 수요자 중심의 노인 문화정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박사는 “여가생활의 중요성을 알지만 실제로 새로운 여가생활이나 문화활동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전에 해오지 않던 것을 은퇴 이후 갑자기 새로운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기에 은퇴 이전에 다양한 문화 경험을 통해 내 몸에 문화 나이테를 새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일 경력뿐 아니라 레저 경력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생애주기에서 후반기에 들어섰을 때 여가 경력과 축적된 문화 자본이 발현된다고. 또 흥미와 재미를 바탕으로 한 문화 활동이야말로 건강한 관계 형성에 몰입할 수 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건 문화적 경험을 지속하는 것”이라며 “60~80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노인세대로 통합해 지원할 것이 아니라 고령층을 세분화해 각각의 세대별로 문화 지원 전략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5세 이상의 노인을 한 집단으로 묶을 것이 아니라 사는 곳도, 사는 방식도, 사는 사람도 다 다른 다양한 개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로 편입되면서 다양해진 문화적 취향을 반영할 문화·여가 프로그램을 발굴, 운영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다양성을 세분화해서 지원·정책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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