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생태 가치 함께 높이는 방안 모색
유아기부터 식생활교육…습관 지도 그려야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 환경의 변화를 몸소 체감하기에 이르렀다. 폭우와 폭염, 가뭄 등 기후 변화는 자연이 균형을 잃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먹거리와 에너지, 문화와 정신까지 대부분의 삶을 농업·농촌에 의지해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연과 사람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달 30일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회 생물다양성 포럼을 열어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와 생태 유기농업의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석순)은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생명도 밥도 논이 준 선물’이라는 주제로 제2회 생물다양성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생태 관련 단체와 전문가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위기에서 바라본 생물다양성 보전의 가치와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친환경 생태 유기농업의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김석순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자연이 균형을 잃어가는 것을 체감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식량주권의 보루인 논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와 미래 생태계 보전을 위한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부에서 박광래 농업과학기술원 유기농업과 박사는 ‘농업의 시선에서 바라 본 생물다양성’, 방미숙 논살림협동조합 자문위원은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 확대 방향’을 발제했다.

박광래 박사는 “수원역 뒤편 평리뜰에는 멸종위기 수원청개구리가 살고 있다”며 “생태적 가치가 높은 수원청개구리를 보전하기 위한 서식처의 가치보다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농업의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박 박사는 “다양하고 풍부한 생물이 자랄 수 있는 생태환경에서 잡초까지도 생물다양성의 일환으로 보는 것과 농업의 기준은 다른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논 생물 조사를 통해 농업생산과 생태적 가치를 함께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미숙 자문위원은 “풀이 많은 곳에 생태계가 존재하며 상자 논을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오감체험이 가장 좋은 생태교육”이라며 “체험 공간을 늘리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산자가 논에 대해 가치를 먼저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이 하는 친환경 농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생명 농업에 대한 감사와 가치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미숙 논살림협동조합 자문위원은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 확대 방향’을 발제했다.
방미숙 논살림협동조합 자문위원은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 확대 방향’을 발제했다.

이어진 2부 토론회에서 이형주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총장은 “지난 100년 사이에 지구에서 먹을 수 있는 채소 75%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소비가 따르지 않는 먹거리는 생산이 중단되고, 그것을 요리하던 전통 조리법도 사라지면 결국 그 종은 우리의 식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총장은 “‘지속가능한 식생활교육’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고 복잡한 생산과 소비과정에서 지구적인 관점으로 먹거리가 다뤄져야 한다”며 “건강, 환경, 배려, 가치 중심의 식생활교육이 인식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의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어떤 음식을 처음 맛본 기억들은 꽤 오래 남아서 세월이 지난 후에도 음식을 선택하는 데 강력한 작용을 한다”며 “먹거리의 좋은 기억이 습관 지도의 밑그림이 될 수 있는 유아기 식생활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은희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 사무관은 “주부나 임산부 등 소비자에게 친환경 농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며 “친환경 농산물의 안전과 건강, 환경적인 가치를 녹여 내서 학교와 기관 내 영양사를 중심으로 친환경을 설명할 수 있는 교안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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