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차산업 현장을 가다 - 전북 익산 ‘함해국’ 유은미 대표

 

함라산 자락에 위치한 1만5천평 농장에는 구절초와 메리골드 등 다양한 꽃이 재배되고 있다.
함라산 자락에 위치한 1만5천평 농장에는 구절초와 메리골드 등 다양한 꽃이 재배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널리 이로운 국화’라는 뜻의 함해국(咸奚菊)은 지난 2007년 익산원광지역자활센터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활공동체로부터 시작됐다.

함해국 유은미(41) 대표는 10여 년 전 우연한 기회로 구절초 재배농장을 방문하고 대중적이지 않던 꽃으로 부가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구절초를 말려 꽃차로, 부산물은 향주머니로 첫 가공상품을 익산시 국화축제를 통해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오염되지 않은 함라산 자락에 위치한 농장(부지 4만9587m², 1만5000평)에서 봄에는 애플민트를, 여름엔 메리골드와 박하, 가을에는 구절초와 국화가 순환 재배되고 있다.

함해국은 2006년 익산시농업술센터의 지원으로 구절초 건조·가공설비를 구축해 2010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 축제로 수입의 90%를, 그 이후로는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면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청년들에게 무한한 가능성 제시
유 대표는 청년들의 기피분야가 돼버린 농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농촌마을 디자이너나 농촌문화컨텐츠 제작과 같은 농촌 자원을 활용한 문화산업과 가공산업을 통해 새로운 도시농업형태로의 변화를 꾀하려 노력했다. 그는 농업에 기반한 다양한 융복합 사업을 확장하고자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올해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고학력이나 화려한 경력보다는 성실하고 꾸준한 20~30대 청년들을 채용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하고 무한한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사명감도 크다.

유 대표는 농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청년들에게 농업이 하나의 직업의 형태로 자리잡기 위해 익산 문화관광재단과 협업해 꽃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키트를 보급하거나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구절초를 말려 꽃차로, 부산물은 향주머니로 가공해 상품화에 성공했다.

새로운 농업형태로 부가가치 창출
“농기계 자동화와 스마트팜 등 농업기술이 발달해 농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임을 부인할 수 없어요. 이에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형태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야생화의 특성상 척박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재배가 수월해 제초작업 외에는 기술적인 요소가 크게 요구되지 않습니다. 구절초를 사용에 맞게 봄에는 새싹과 모종으로, 여름에는 줄기, 가을에는 꽃 등으로 나눠 상품개발을 추진했습니다.”

그는 대학과 연계해 구절초의 계절별·부위별 특성과 유효성분을 분석했고, 그에 맞게 향장원료, 차, 생활소품 등으로 나눠 가공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특히 여성이 가진 섬세한 감각과 감수성으로 특정 분야의 원료베이스를 개발하고 생산한다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유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공략
함해국은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농산물종합가공지원센터에서 메리골드 꽃을 즙으로 가공해 지난해 여름부터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중국에는 메리골드가 대용량으로 상용화돼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익산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꽃을 영양소 손실없이 저온가공해 품질의 우수성을 차별화했다.

또 일본시장에는 역사가 깊은 녹차와도 견줘 손색없는 유기농 꽃차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도 꽃차시장의 증가로 특정 타깃을 두고 생산하기엔 점점 어려움이 커지는 실정이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활용해 전국에 알릴 수 있는 홍보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함해국은 커뮤니티를 활용한 홍보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함해국은 커뮤니티를 활용한 홍보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농기업이 생산한 야생화 천연화장품
유 대표는 예민한 피부를 위해 농산물을 활용한 천연화장품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하고 화장품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은 야생화를 활용한 천연화장품 제조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유통 채널을 통해 공급망을 심도있게 모색 중이다.

“곧 시제품이 출시되면 그동안의 사업노하우와 노련함으로 담대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힘들 때마다 지역주민의 응원이 있었기에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온 함해국의 천연화장품은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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