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국정감사(농협중앙회)
농협 수익금, 농업농촌에 고작 30%만 돌아가
고위 여성임원 3명이 최대… 유리천장 만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소병훈)는 지난 7일 서울 농협중앙회본부에서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졌다.
국감장에는 “농민이 없으면 농협도 없다” “오직 농민과 농촌만 보고 농협중앙회를 이끌어간다”는 이성희 회장의 경영이념이 구호처럼 줄곧 등장했다.
부임된 지 3년차인 이성희 회장은 “10년 이상 끌어온 김치가공공장을 통합하고, 김영란법 한도금액도 많은 의원님들 도움으로 한시적이지만 20만 원을 올렸다”며 “마찬가지로 10년 가까이 끌어온 고향사랑기부제가 지난해 해결돼 시행을 앞두고 있어 조합장과 농민들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으며, 농축산물 답례품이 늘어나며 농축산물 판매실적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평했다.
쌀 수매 현황 11월15일은 늦장 발표
농협김치로 김치 종주국 공고히 해야
질의에서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충남 홍성군예산군)은 “정부에서 쌀 45만 톤 격리를 발표했는데, 쌀값 문제를 농협도 정부와 같이 찾아야 한다”며 “의원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월말이면 벼 수확이 거의 완료된다는데, 쌀값 문제를 농민단체와 공청회를 갖고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이성희 회장은 “통계청에서 11월15일 쌀 수매량을 발표한다”며 “농협은 이번 쌀값 안정정책의 일환으로 무이자 자금 3000억 원을 지원하고, 금년도 수확한 쌀의 총량에서 50% 내외는 농협 RPC와 DS시설을 통해 수매하고 있어 농민들에게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홍 의원은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농협김치 수출에 대한 수익이 46억 원으로 집계됐다”며 “농협이 김치사업을 시작했으면 10개국에 수출했을 때 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보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소병훈 위원장도 “K-푸드 관련해서 미국에서도 김치뿐 아니라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한식당에서 판매하는 비빔밥이나 갈비에 한국농협의 김치가 세트메뉴로 제공해, 농협에서 김치가 대한민국의 음식이라는 점을 각별하게 관심 갖고 홍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희 회장은 “김치 종주국은 대한민국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국내 김치 재료값이 급등하고 있음에도 농협김치는 연말까지 가격을 동결했다”며 “김치 수출을 확대해 내년 이맘때쯤이면 여러 나라에 우리나라 농협김치가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농협 자체 쌀소비 40% 감소
PB제품, 수입농산물이 주원료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시)은 농협과 계열사의 부진한 쌀소비 문제를 지적했다.
어 의원은 “농협중앙회 구내식당의 쌀 소비량은 5년 전보다 25% 줄고, NH농협 구내식당은 지난 5년 동안 25%, 농협생명도 40% 감소했으며 심지어 식재료 일부를 수입 농축산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희 회장은 “쌀소비 촉진을 전개해야 하는데 5년간 구내식당이 쌀소비량이 줄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쌀소비가 늘어나도록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어기구 의원은 “농협이 자체 생산하는 PB상품에 수입산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문제를 파악하고 있나? 같은 식품임에도 국내산을 쓰는 경우와 아닌 경우가 혼재해있다”고 꼬집었다.
우성태 농업경제지주 전무이사는 “PB상품은 원물 소비보다는 가공식품으로 수입산이 불가피하게 반영되는데, 농협은 국내 수급이 불안정한 식재료에 한해 취급 기준을 만들어 확인·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서귀포시) 역시 “하나로유통에서 PB상품으로 중력분 밀가루를 생산하는데 원재료가 미국산 100%로 만들고 있다”며 “농협에서 이런 일은 없어야 하며, 우리농산물을 갖고 우리농산물의 매출을 올리는 방식으로 하나로유통을 운영해달라”고 강조했다.
임직원 늘어도 실적은 반토막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은 “농업 비중과 농협중앙회 억대연봉자 조사에 따르면 농축산물 판매매출 1억 이상 농가는 2021년 전체의 3.9%에 불과한 반면 중앙회 억대 연봉자 비중은 2016년 11%에서 2021년 39%로 28% 증가했다”고 말했다.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또한 “농협이 2012년 신용과 경제로 신·경 분리됨에 따라 농업인에게는 실익을,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편익을 증진시키고자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5조원을 투자했으나 10년이 지나는 동안 임직원은 2배 이상 늘고 실적은 목표치의 50%에도 미달했다”며 “이익이 고위직 임직원에게 투입돼 실질적으로 농촌현장으로 가는 이익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희 회장은 “신경분리 10년을 맞이해 사업량은 늘지 않으면서 인원은 늘은 것에 대해 부족한 점을 상기하고, 로드맵을 재정립해 조직 혁신을 단행하고 내년도에는 달라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임원 128명 중 여성 단 3명
농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농협중앙회의 여성 관리직 인원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여수시갑)은 “2015년 전체 농협조합원의 30.8%였던 여성 비율도 2022년 8월 기준 전체 조합원 211만 3437명 중 여성 조합원이 71만 6357명으로 33.9%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이처럼 농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역할이 나날이 증대되고, 성평등 사회가 시대적 흐름이 된 지 오래지만,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의 상위 관리자 현황을 보면, 농협 조직에는 여전히 견고한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주철현 의원실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실장이나 부장, 지역본부장 등을 맡고 있는 관리자 128명 중 여성은 전체의 2.3%인 단 3명뿐이다. 그나마 2019년까지 2명에서 작년에 4명까지 늘었다가 올해 다시 3명으로 감소했다. 농협경제지주의 경우 2020년 고위관리자 79명 중 여성이 전무했고, 올해는 전체 97명 중 여성은 단 1명으로 더욱 심각하다.
주 의원은 “여성농업인의 위상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정작 농업인의 협동조직인 농협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들의 승진 차별이 매우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소병훈 위원장도 “지난 20대 국회에서 행안위에 있었는데, 인사혁신처가 피감기관이었다”며 “정부는 매년 목표를 정하는데, 지난 2020년에는 15%로 기관 증인이 20명이면 3명은 여성이어야 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 위원장은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성치안감이 없길래 당시 경찰청장에게 여성치안감 참석을 요청했더니 이듬해에 정말 여성치안감 한 명이 앉아있었다”며 “농협에서 내년에 여성 증인이 참석할 수 있겠는가? 고위직 15%에 대한 정부 계획에 맞추는 경영이 많은 여성 직원의 사기를 올리고,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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