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남원‘늘푸름 농장’박미솔 대표

▲ 늘푸름농장 박미솔 대표

봉화산 사계절 보며 소 키우는 즐거움 커
한우 300두로 늘려 일관사육이 목표

전북 남원시 아영면은 남동쪽으로 경남 진주시 남강의 상류를 이룬다. 남강의 지류인 풍천이 아영면의 주요 하천이다. 북동쪽은 경상남도 함양군 백전면과 접해 도계를 이룬다. 크고 작은 하천들은 남쪽으로 흘러 풍천에 모였다가 다시 만수천과 합수한다. 아영면은 풍천 주변에 해발고도 400~500m의 완사면을 이룬 화강암 지대다. 봉화산, 연비산, 상산 등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봉화산을 병풍처럼 뒤로하고 걷다보면 초록이 우거진 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곳에 들어앉은 ‘늘푸름 농장(한우)’이 한눈에 들어온다. 청년농부가 한걸음에 반겨주는 늘푸름 농장은 귀농의 꿈을 키워가는 박미솔 대표(33·여)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동네가 아주 작은 곳이에요. 사람들이 밝고 건강한 곳이어서 더 맘에 들었지요. 봉화산의 사계절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을 안겨주는 곳입니다.”

박 대표의 늘푸름농장은 한우 150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청정함과 초지를 통한 조사료가 장점이다. 귀농 3년차를 맞아 요즘이 가장 바쁠 때지만 박 대표는 요즘 소 키우는 일을 조금 소홀히 하고 있다.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소 키우는 일은 온통 남편 황현 씨(35)의 몫이 되고 말았다.
“소 키우는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아요. 남편이랑 함께 일손을 맞춰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요즘 아이들 돌보느라 많이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지요.”

박 대표는 고향이 강원도 홍천이다. 고등학교까지 홍천에서 살았다. 서울서 예술대학을 다녔고, 피아노를 전공했다. 아영면과 한우농장과의 박 대표 인과관계가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제가 귀농을 하고, 한우를 키울 거라는 생각은 상상조차 못했었지요. 운명처럼 다가온 남편을 만나면서 귀농이라는 것을 하게 됐고, 이제는 시골아낙이 됐네요. 대학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졸업과 함께 사무직으로 취업을 했어요. 그리고 우연히 제주도로 여행을 가게 됐는데, 거기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은 해외근무를 했는데 모처럼 제주도 여행을 왔다고 하더라고요. 운명처럼 서로가 끌렸었나 봐요. 만나고 6개월만인 2016년 1월에 결혼을 했어요. 그러면서 맞벌이 부부로서 서로 열심히 살자고 다짐도 했던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 귀농 결심하게 됐죠”

그렇지만 서로의 환경이 그렇게 쉽게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결혼과 함께 아이를 가졌다. 그리고 남편은 직업의 특성상 근무지를 자주 옮겨 다녀야만 했다. 남편을 따라 주거지를 옮기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남편은 남편대로, 저는 저대로 힘들었어요. 남편의 근무지를 따라 주거지를 바꾸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귀농 전에 아이가 3살 정도 됐는데, 아빠 곁을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남편이 가끔씩 귀농을 얘기했지요. 남편 고향이 바로 여기 아영면이거든요. 또 시아버님이 한우농장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정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후계농업인을 결심하고 귀농을 하게 됐습니다.”

귀농을 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주변 동료들 모두가 걱정이 앞선 충고를 했다. 도시에서 직장생활 하는 것이 귀농보다 훨씬 경제적인 효과에서 크다는 것이었다. 또 시골생활이라는 것이 온통 거친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2018년 겨울, 박 대표와 남편 황현 씨는 귀농을 했다. 귀농과 함께 후계농업인 절차를 차곡차곡 밟아나갔다. 

“남편이나 저나 농사를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다보니 처음에 너무나 힘들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작은 일 하나에도 온몸을 써야했지요. 허리도 어깨도 안 아픈 곳이 없었어요. 또 모든 것을 아버님과 주변에 물어봐야만 했지요. 그래도 처음에는 아버님이 함께 있어줬기 때문에 다른 귀농의 경우보다는 쉽게 정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는 귀농 3년차를 보내면서 확신을 가졌단다. 한우사육 노하우도 나름 많이 터득했고, 국내시장의 역학관계 등도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목표가 있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넓고 더 쾌적한 한우농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지금의 농장도 많은 부담이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감당할만해졌거든요. 일관사육(시스템 운영)으로 300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귀농환경을 이끌어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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