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박사 강재만 원장의 구구팔팔 동의보감(8)

발이 편안하고 안정돼야 

전신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장기 활동이 강화되기 때문... 

한방에서는 무병장수의 경혈로 ‘족삼리혈’(足三里穴)을 중요하게 여긴다. 족삼리혈은 무릎에서 10㎝ 아래 바깥쪽에 있는 혈이다. 이곳을 자극하면 혈류의 순환이 원활해지며, 특히 소화기계와 두통에 좋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평소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라면 족삼리혈에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방법은 무릎을 세우고 앉은 자세에서 양 주먹을 쥐고 양다리의 족삼리혈을 그냥 단순하게 백번정도 가볍게 두드려주면 된다.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도구나 타인의 도움도 필요 없고 혼자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돈이 들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이런 족삼리혈을 자극하는 행동을 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족삼리 혈자리에서 복숭아뼈까지의 사이 외측부분에는 노화를 방지하고 회춘을 돕는 중요한 혈이 일직선으로 줄지어 있는데, 이 혈들 또한 무병장수를 돕는 경혈들이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발을 일컬어 ‘경혈의 집합소’라고 했다. 발가락과 발바닥의 혈은 인체의 장기와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장수하고 싶다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봐야 할 부분이다.

발바닥, 발가락의 혈과 장기와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엄지발가락은 비경과 간경과 연관돼 있다, 둘째발가락은 위경, 넷째발가락은 담경, 다섯째 발가락은 방광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은 노화와 관련된 혈이 모인 곳으로, 이곳이 아플 때 방치하면 우울증이나 노이로제 같은 정신 신경계나 두통 같은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치매와도 연관되는 혈이 있기 때문에 치매예방을 위해서도 엄지발가락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끼리 부딪히는 발끝치기 건강법이 한때 유행하기도 했었는데, 한방의 경혈차원에서도 굉장히 일리 있는 건강법이다.

이외 엄지발가락에 굳은살이 박히면 당뇨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발톱 끝이 치켜 올라가면 시력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발톱이 둥글게 말리면 고혈압과 뇌졸중(중풍)을 조심해야 한다. 

둘째발가락은 순환계의 경락이 시작되는 곳으로 자주 지압이나 마사지를 해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이 있거나 차멀미, 배멀미를 하는 사람에게도 도움 된다.

넷째발가락에 통증이 있을 때는 심한 두통이나 시력의 이상이 의심된다. 새끼발가락은 방광경과 관련이 있어 특히 남성에게는 정력을 반영하고 신경계와 비뇨기계통의 기능과 연관이 있다. 

발가락뿐만 아니라 발바닥에도 인체의 각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된 경혈들이 많다. 요즘은 전문 발마사지 업체가 등장할 만큼 발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지의 여행지에서도 발 관리와 마사지가 인기다.

발이 편안하고 안정돼야 전신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발바닥을 지압하고 마사지하면 전신을 지압하고 마사지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장기의 활동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발의 중요성 때문에 한방뿐만 아니라 양방에서도 발 전문 클리닉이 생겨날 정도이며, 족부전문 정형외과 의사들이 발만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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