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나라 개는 해를 보고 짖는다’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옛 중국 촉나라는 고산지대라 운무가 항상 짙게 덮여 해를 보기가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모처럼 해가 나면 개가 이를 신기하게 여겨 짖고, 동네 개들이 영문도 모른 채 따라 짖는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촉견폐일’(蜀犬吠日)이란 이 고사성어는 ‘식견이 좁은 사람이 견문과 식견이 넓은 사람을 비난하고 의심한다’라는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도적떼 중에 잔악한 두목을 도척(盜跖)이라고 한다. 도척이 키우는 개는 주인에게 맹종하며 남을 향해 무작정 짖고 물어뜯는다. 이런 개를 ‘도척지견’(盜跖之犬)이라 한다.

북한말 사전에 ‘맹종맹동’(盲從盲動)이란 말이 있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남이 하라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한 탈북민의 경우, 윗사람의 부정행위를 모른 척하고 시키는 대로 했다가 ‘맹종맹동죄’에 연루돼 탈북해 한국에 오게 됐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우리사회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집단에 맹종맹동하는 무리들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부끄러움도 없이 몰염치한 행동을 하는 무리가 바로 사이비 정치꾼들이 아닌가 싶다.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내가 죽거든 내 두 개의 빈손을 묘 밖으로 내놓고 묻어주게나. 천하를 쥔 나도 죽으면 빈손이라는 걸 세상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다네”라는 유언을 남겼다 한다. 요즘 양심을 버리고 불의에 침묵한 채, 행여 자기 밥그릇 뺏길까 죽기 살기로 짖어대는 도척지견들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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