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옷을 입는가…
옷으로 세상을 바꾸다
옷장 속, 안 입는 옷으로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
환경 지향적 캠페인이 
​​​​​​​나와 우리의 삶이 되다

■ 만나봅시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

“매초 쓰레기 트럭 한 대(2625㎏) 분량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중고 청바지 한 벌은 한 사람이 7년간 마시는 물의 양인 7500ℓ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시입다연구소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다. 다시입다연구소는 나와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의생활 문화를 꿈꾼다.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의류 재사용의 가치를 알리고, 교환을 통한 대안적 의류 소비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과 함께 새로운 의생활 문화를 만든다. 

“가장 지속가능한 옷은 이미 옷장에 있는 옷입니다. 다시입다연구소는 당신이 다시 입을 때까지 연구하겠습니다.”

오는 19~28일 열리는 ‘21% 파티 위크’ 준비에 한창인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를 만났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사지 않는 게 가장 먼저고, 돈을 좀 더 주고 사더라도 평생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산 옷 중에서 멀쩡한데 안 입는 옷들, 옷장 속에서 넘쳐나는 옷들이 다른 사람 또는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다시입다연구소의 노력이자 캠페인이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사지 않는 게 가장 먼저고, 돈을 좀 더 주고 사더라도 평생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산 옷 중에서 멀쩡한데 안 입는 옷들, 옷장 속에서 넘쳐나는 옷들이 다른 사람 또는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다시입다연구소의 노력이자 캠페인이다. 

"여러분의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연구합니다"
4월24일은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 9층 건물 의류 공장 ‘라나 플라자’가 붕괴해 1134명이 사망하고, 2500여명이 부상한 참사일이다. 사고 당시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노동자 임금은 시간당 24센트, 약 366원이었다. 

“다시입다연구소는 매년 4월 21% 파티 위크를 열어 이날을 추모합니다. 21% 파티 호스트로서 패션산업이 일으키는 문제점을 생각해보고 ‘나는 어떤 옷을 입는가’를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보세요. 다시입다연구소가 여러분의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응원합니다.”

왜 ‘21%’ 파티일까? 다시입다연구소에 따르면 매년 1500억 벌의 옷이 생산된다. 지구에 살고 있는 80억 인구가 18벌씩 가질 수 있는 수치다. 이 중 약 73%는 소각되고, 매립된다. 또 버려진다. 아프리카에 산처럼 쌓인 쓰레기 옷더미를 기억하는가. 버려지는 옷을 줄이기 위해,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바로 ‘재사용(Reuse)’이다.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옷장 속 멀쩡하지만 안 입는 옷의 평균이 21%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21% 파티에서 구매가 아닌 교환을 통해 새로운 옷과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2020년 서울시 비영리 스타트기업 공모 사업으로 출발한 다시입다연구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활동이 알려졌다. 서포터즈 40명 모두가 2030세대라는 사실이 말해주듯 2030세대 사이에서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21% 파티나 워크숍 등 참가자 대부분이 2030 친구들입니다. 그들은 환경에 관심이 많고요, 환경 실천을 하는 곳들을 찾아다닙니다. 친구들을 데리고 오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합니다.”

대학에서 불어를 공부한 정주연 대표는 주한프랑스문화원과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일하면서 프랑스 정책 입안 과정과 철학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됐다. 

“프랑스는 다 환경 이야기입니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환경을 중심에 두고 정책이나 행사 등이 위반되지 않는지…, 환경이 모든 것의 출발이고 모든 것을 관통했지요.”

다시입다연구소는 오는 3일까지 ‘21% 파티’ 호스트를 모집한다. 파티 위크 기간(19~28일)에 21% 파티를 직접 열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21% 파티 도구들을 무료로 지원한다. 개인, 단체, 기관, 기업 등 누구나 가능하다. 
다시입다연구소는 오는 3일까지 ‘21% 파티’ 호스트를 모집한다. 파티 위크 기간(19~28일)에 21% 파티를 직접 열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21% 파티 도구들을 무료로 지원한다. 개인, 단체, 기관, 기업 등 누구나 가능하다. 

프랑스 정책 중심에…여성 내면에도 ‘환경’ 
2010년대에는 독립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여성 계간 잡지 ‘언니네 마당’을 만들었다. 패션, 뷰티, 리빙, 육아 등이 아닌 평범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내면 이야기를 담았다. 

“그때 한참 만나고 다녔던 여성들이 환경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환경을 지향점으로 시민 대상 캠페인이라도 진행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마침 서울시 공모 사업이 눈에 들어왔지요.”

당초 단발성 사업으로 기획했기에 지금까지 이어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반짝하고 말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환경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나와 우리의 장래를 위해 삶의 지향점에 환경을 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방향을 정하고 나니 ‘왜 의생활이냐’라고 묻더라고요. 사실, 우리 모두는 소비자잖아요. 살면서 소비하고, 그 소비가 환경을 망치고 있지요. 지금까지 환경 이야기는 너무 먼 이야기, 진지하고, 복잡하고, 심각하고, 어렵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식주 중의 하나로 가장 가까이 있는 옷을 이야기하게 된 겁니다.”

다시입다연구소는 지난 2022년 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즐기면서 참여하는 의류 교환 파티와 수선 워크숍, 패션기업 재고 폐기 금지법 제정 서명 운동 등 지속가능한 의생활 문화를 구축하면서 카카오임팩트 펠로우, 사랑의열매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후속지원 사업 등에 선정됐다. 

정주연 대표는 “프랑스는 최근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이른바 ‘패스트 패션’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각종 제재 방안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몇 번 입고 버려지는, 아니 버릴 수밖에 없는 저가 의류에 대해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고 판매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등은 2030년을 기점으로 패스트 패션 브랜드를 퇴출시키겠다는 목표인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싼 게 비지떡’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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