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이효숙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올해 1월1일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 여성소장이 부임했다. 그 주인공은 농촌지도사로 30년간 현장 농업인들과 호흡해온 이효숙 소장. 그는 기술보급과장을 지내며 대전농업의 지리적 특성, 도·농복합시의 유리한 판로 등 농업·농촌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쌓았다. 농업 현장의 애로에 대응해 발로 뛰며 기술을 전파한 경험이 많은 해결사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마주 본 이 소장의 눈빛은 유난히 반짝였다. 그에게서 대전농업의 희망찬 앞날에 대해 들어봤다.

이효숙 소장은 도시 소비자와 융화하는 대전농업을 모색하며 특광역시에 특화된 농촌지도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효숙 소장은 도시 소비자와 융화하는 대전농업을 모색하며 특광역시에 특화된 농촌지도사업을 펼치고 있다.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 틈새작목으로 인기
고령농 맞춤 스마트팜 지원으로 체감도 높여

- 대전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포부는.
여성으로서 일·가정 양립으로 가정에서 역할도 많지만 이젠 자녀들이 장성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다. 소장으로서 농촌지도사업 수행 역량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최우선 과제로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다. 올해 농촌지도직 34명 중 신규직원이 13명으로 1/3이나 된다. 농촌지도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역량 개발과 육성이 필요하다. 올해 농촌지도사업 펼치면서 신입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선배 지도사들이 노하우를 전할 수 있는 일터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 도·농상생에 맞춘 역점사업은.
대전광역시 인구 144만3100명 가운데 농업인은 2만6564명으로 1.84%에 불과하다. 경지면적은 3860㏊에서 농가당 0.4㏊(4500평)라서 소규모 농지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물을 선호한다. 농사 외 소득을 창출하려는 능동적인 농업인도 많다. 

농업에 관심 있는 도시민으로 구성된 품목별 도시농업연구회는 990㎡(300평) 내외 텃밭에서 복합농을 하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한다. 농업기술센터도 농업인뿐만 아니라 농업을 매개체로 다양한 지도사업을 펼쳐 도·농지역의 지속가능한 농업에 초점을 맞추겠다.

인구가 많은 특광역시의 경쟁력은 이동거리를 줄인 판로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로컬푸드 매장만 4곳 이상 조성돼 있고, 잔류농약검사 463가지를 통과하고 보건환경연구원의 방사능검사를 받은 ‘한밭가득’ 대전광역시 로컬푸드 인증브랜드 농산물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 자랑스럽다.

- 대전광역시만의 특화사업은.
대전은 1967년 일본에서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의 접목류를 전국 최초로 도입해서 재배한 고장이다. 전국에서 매년 가장 먼저 3월말~4월초 출하되고 있어 델라웨어 포도농가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지재배와 다르게 시설재배 형태로 재배되며 3월 말부터 조기 수확이 가능하다. 전국적으로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가운데 델라웨어 재배면적이 줄면서 시장가격이 높아졌다. 이에 농업기술센터는 11월부터 비닐피복을 하고, 포도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농가에 겨울철 난방, 온도관리 등 시기별 포도재배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전에서는 수요자 맞춤형 스마트팜을 지원한다. 시비 6억4천만원으로 농가당 3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ICT 기술에 취약한 고령농업인을 중심으로는 원격제어와 같은 단순환경제어시스템을, 청년농 등 디지털활용 기술 습득이 빠른 농업인을 대상으로는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지난해까지 누적 71곳에 예산을 투여했다.

처음부터 대규모 스마트팜 시설을 지원하면 농가에서도 초기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 소규모 고령농에 맞춰 시설하우스를 보수하고, 에너지저감기술을 도입한 원격제어기술을 통해 작황 모니터링, 시설 개폐 등 스마트폰으로 조작이 쉬운 스마트농업을 확대하고 있다.

- 지난해 ‘치유농업육성 및 지원조례안’이 제정됐다. 
조례가 마련되면서 농촌자원을 활용해 치유농업을 개발하고, 시범사업, 교육사업, 체험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올해는 대전형 치유농업이 더 활발해질 것 같다. 사회복지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의료기관을 찾아가는 치유농업, 실버세대에 맞춰 치매센터 등 의료기관과의 업무협약을 구상하고 있다.

도시와 인접한 대전에서는 중증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아니어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도시민을 대상으로도 농촌활동을 통해 치유할 수 있도록 수요자 폭을 넓히고 맞춤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한다.

인터뷰에는 김정순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장(왼쪽)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 회장은 “농업인들이 치유농업지원사업을 받아도 전문적인 소양이 필요하고 자칫하면 치유프로그램용 자재가 재고로 남아 다시 일반 농업으로 전환하는 등 애로를 겪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대전에서도 치유농업사육성을 위해 권역별 양성교육기관을 지정해 관심있는 농업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인터뷰에는 김정순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장(왼쪽)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 회장은 “농업인들이 치유농업지원사업을 받아도 전문적인 소양이 필요하고 자칫하면 치유프로그램용 자재가 재고로 남아 다시 일반 농업으로 전환하는 등 애로를 겪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대전에서도 치유농업사육성을 위해 권역별 양성교육기관을 지정해 관심있는 농업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 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 육성 계획은.
300여 회원이 단합력을 높이고 있는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는 지난해 전통음식학교에서 생애주기별 상차림을 배워 농업인의 날 행사에 전시했는데 내빈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또한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 해외연수를 시에 요청해 다녀올 수 있었고, 올해도 해외연수를 추진한다. 여성농업인의 날 행사비, 교육비도 확보했다.

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가 농촌지도자대전광역시연합회에서 독립한지 9년이 됐다. 분리되기 전에는 지도자 사업비를 나눠 행사를 하느라 주도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웠고 인지도도 미미했다. 이제는 여성농업인단체로 힘을 발휘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에 농업기술센터는 조직적·체계적 지원을 위해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과 직업역량 강화, 농촌복지 향상을 위한 화합대회 개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단체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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