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여성파워 - 경기 연천 '구석구석여행사'

"구석구석여행사 파워우먼들의 관광사업 이야기"

지난해 12월18일은 갑작스러운 한파로 체감온도가 영하 16도까지 떨어졌다.
경기도 최북단 지역이자 남북한 접경지역인 연천은 이 날따라 바람이 차갑고 셌다. 하지만 무한 긍정의 에너지와 열정으로 무장한 여장부들 앞에선 동장군의 기세도 한풀 꺾이는 느낌이다.
‘구석구석여행사’ 이름부터 재미있고 신선한 이곳은 세 명의 농촌여성들(남옥지(61), 옥영희(58), 김진희(57))이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연천 지역의 농촌체험, 지질관광, 생태여행, 접경지 체험투어 등을 상품으로 개발해 지역관광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구석구석여행사’의 당차고 신바람 가득한 세 주인공을 만났다.

"2024년 농촌관광은 우리에게 맡기세요" 농촌주민들이 출자해 설립한 연천의 주민관광회사인 ‘구석구석여행사’는 설립 이후 농촌체험관광,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호로고루 등 역사탐방, 군부대 협력 병영체험, DMZ 생태관광 등을 통해 로컬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진희 기획이사, 남옥지 총무이사, 옥영희 대표이사. 
"2024년 농촌관광은 우리에게 맡기세요" 농촌주민들이 출자해 설립한 연천의 주민관광회사인 ‘구석구석여행사’는 설립 이후 농촌체험관광,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호로고루 등 역사탐방, 군부대 협력 병영체험, DMZ 생태관광 등을 통해 로컬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진희 기획이사, 남옥지 총무이사, 옥영희 대표이사. 

농촌여성들이 모여 지역여행사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남옥지=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는 대표이사, 총무이사, 기획이사로서 ‘구석구석여행사’의 핵심 임원이자 조합원이다. 우리는 원래 연천군농업기술센터의 농촌관광연구회원들이다. 모두 체험농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지금은 교육농장도 병행하고 있다. 농촌 체험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민했고, 그 결과 연천군 농촌관광 CB센터(Community Business Center,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더욱 세련되고 전문적인 체험여행업을 해보자는 의욕을 갖고 12명이 모여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상호를 ‘구석구석 여행사’로 바꾸고 우리 세 명의 여성 조합원들이 전면에 나서서 회사를 운영했다.

‘구석구석여행사’ 이름이 재미있다.
옥영희= 연천이 구석기 유물로 유명하고, 구석기시대 관련 관광자원도 꽤 많다. 문화적 이미지와 구석구석 골고루 연천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여행사란 의미로 지어졌다. 아이디어는 연천군농업기술센터 농촌관광연구회의 워크숍에서 나왔다.

그간 사업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김진희= 원래는 12명의 조합원으로 한 조합원당 50만 원씩 출자해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기성 여행사를 통해 여행객들이 농촌체험을 오셨는데 각 농장의 여건이 달라 여행사 입장에서는 고객 반응이 좋은 곳 위주로 체험농장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소외되는 농장에서는 불만이 있었고, 조합원 간 마찰도 생겼다. 이후 고객을 고려하면서 어느 농장에서나 만족할 만한 체험 환경으로 상향 평준화했다. 지금은 9명의 조합원과 함께하고 있다. 모두 열심히 노력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흑자로 전환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2020년부터는 조합원 배당도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도 연천에서 강원도 철원까지 발로 밟는 역사여행(사진=구석구석여행사)
경기도 연천에서 강원도 철원까지 발로 밟는 역사여행(사진=구석구석여행사)

연천이 자랑하는 관광자원은?
남옥지= 철원과 연천에 걸쳐 있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2020년 한탄강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는데 이는 지질학적 중요성과 더불어 미적, 역사‧문화적, 생태학적 가치를 보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자연유산을 포함하여 구석기 선사유적지와 고구려 시대 성벽인 호로고루, 고려 태조 왕건을 모시는 숭의전, 신라 경순왕릉 등 역사 관광지도 많다. 또한 연천은 DMZ를 품고 있어 태풍전망대, 열쇠전망대 등을 둘러보는 안보 관광과 DMZ 생태여행, 고대산 자연휴양림 등도 연천만의 특색있는 관광지는 매우 경쟁력 있다.

새롭게 개발하거나 중점을 두는 상품이 있는지?
김진희= 기존 관광자원과 체험 자원을 접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생태관광, 안보 관광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모든 연령대의 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숲속에서 하룻밤 ▲꿀잠자는 할머니댁 ▲선을 넘는 DMZ 평화 여행 ▲이음으로 날개를 달아줄게 ▲모범 장병 구석구석 연천투어 등이 그러하다. 특히 5년 전 운영했던 병영프로그램은 군부대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PX 털기 ▲탱크타고 이동하기 ▲병영식사 즐기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체험 교육농장을 활용하는 농촌체험관광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한다.

실제 낙농 목장을 체험할 수 있는 애심목장(사진=구석구석여행사)
실제 낙농 목장을 체험할 수 있는 애심목장(사진=구석구석여행사)

체험관광에 관심 있는 농촌여성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김진희= 체험농장 운영과 여행사 공동사업, 지역 내 봉사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바탕은 가족들의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편들이 밤낮없이 일하는 아내의 일을 가볍게 보지 않고, 직접 해설사로 활동하며 뒷받침해 주었기에 가능했다.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가족들과 공유하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야 한다.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은?
옥영희= 우리는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로컬공정여행사로서 기성여행사들과 비교할 수 없다. 다만 주민여행사라는 순수한 이미지를 살려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현장의 섬세하고 안정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광두레’ 사업에서 ‘으뜸두레’로 선정된 자부심과 노하우가 있다. 우리 연천만의 아름다움, 즐거움, 신선하고 즐거운 농장체험 등을 전국에 널리 알릴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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