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내고향 ‘슬기로운 두 반장’
농촌지역 어르신 마음 어루만져
“경험 넘어 채워지는 삶의 자극”
2022년 그룹 ‘마음전파상’ 결성
목사 아내와 목사 아들의 만남
“CCM만 하는 CCM 그룹 아냐”

■ 만나봅시다- 통통 튀는 매력 가수 자두의 따뜻한 마음전파 이야기

이름이 장르인 가수가 있다. 엽기와 통통 튀는 매력이 트렌드였던 2000년대 초반, 1집 ‘잘가’에 이어 2집 ‘대화가 필요해’, 3집 ‘김밥’, 4집 ‘놀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은 가수 ‘자두’의 이야기다.
혼성 듀오 자두의 히트곡들은 솔직한 내용의 노랫말과 톡톡 튀는 멜로디, 안무, 음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2년 9월부터는 KBS ‘6시 내고향’ 리포터로 활동하며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김밥’ 등 굳어진 이미지가 강해서 음악적 활동을 제한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자두’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데뷔 24년째,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그만의 매력으로 다가가는 가수 자두를 만났다.

가수 자두는 “별걸 다하면서 살고 싶다. 별 볼 일 없는 인생보다 별과 같이 빛나는 일들을 찾아다니는 인생, 그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수 자두는 “별걸 다하면서 살고 싶다. 별 볼 일 없는 인생보다 별과 같이 빛나는 일들을 찾아다니는 인생, 그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6시 내고향' 통해 '삶의 지혜' 얻어
“어느 날 정말 생뚱맞게 ‘6시 내고향’에서 연락이 왔지요.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KBS ‘아침마당’으로 하루를 열고, ‘6시 내고향’으로 하루를 마감한다고 하잖아요. 제작진이 어떤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느껴졌어요.”

가수 자두의 말솜씨는 이미 정평이 난 터다. 지난 20여년간 여러 프로그램에서 재담으로 매끄럽고 원활하게 분위기를 살리곤 했다. 

“제작진의 프로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감동했지만, 바로 출연을 결심한 건 아닙니다. 걱정도 많았거든요. 체력적으로 자신도 없었고… 모든 게 갖추어진 스튜디오와 비방송인들과 소통하는 현장은 다르니까요.” 

한 달 동안 고민을 하면서 부정적인 요소들을 지워나갔다. 먼저 운동을 해서 체력을 기르자고 다짐했다. 현장에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리포터로서 ‘하고 싶다’ ‘만나고 싶다’ ‘그 삶 안에 들어가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튀는 매력, 밝고 긍정적인 자두의 이미지가 어르신들에게 한줄기 위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요. 주변에선 출연 요청을 거절할 줄 알았나 봐요. 하하하. 회를 거듭할수록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속 풀어드립니다’로 시작한 코너는 ‘슬기로운 두 반장’으로 바뀌었다. 자두는 “‘슬기로운 두 반장’은 임지웅 KBS 아나운서와 농촌지역을 찾아가 농작업 등을 하고,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며 공감하는 코너”라며 “공부로 채울 수 없는 삶의 여러 면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삶의 지혜를 얻고, 정서적으로 충만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흙을 만지고, 지게를 지고, 고춧대를 뽑고, 마늘을 심고, 산삼을 캐고, 겨울산에서 미끄러지는 삶의 현장은 경험 그 이상의 채워지는 삶의 자극이라고. 서울 효자동, 청와대 바로 옆에서 태어난 자두는 경기 고양 일산신도시에서 성장했다. 

마음의 주파수가 고장 난 사람들에게…
“자연의 풍광이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이 재미교포인데, 미국 시애틀 집에 가면 도시보다 대자연에서 얻는 정서적인 힘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4집 이후 소속사와 분쟁 등 복잡한 송사에 휘말리면서 한창 노래할 시기에 활동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다시 그룹 활동을 재개했으나 해체를 겪었다. 마음을 다잡고자 참여했던 영어 예배에서 목사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13년 결혼했다. 

“활동을 못했던 시간들, ‘자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던 시간들도 있었지요. 오래도록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보고, ‘김밥’ ‘대화가 필요해’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고, ‘자두’라는 하나의 캐릭터로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2022년 재즈 피아니스트인 오화평과 함께 그룹 ‘마음전파상’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그룹 ‘마음전파상’의 멤버 가수 자두와 재즈 피아니스트 오화평(사진 오른쪽)
그룹 ‘마음전파상’의 멤버 가수 자두와 재즈 피아니스트 오화평(사진 오른쪽)

“목회자의 아내와 목회자의 아들이 함께하는 그룹이지만, 기독교 음악(CCM)만 하는 CCM 그룹은 아닙니다. 화평씨는 대학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CCM 피아니스트입니다. 대중음악 현장에도 알려진 세션맨이지요. BTS와 2년 이상 무대 공연을 함께했고, 다른 가수들과의 경험도 많습니다.” 

자두는 “서로 결핍되는 부분을 보완한다”면서 “마음전파상은 재즈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종교 행사, 일반 행사 등 어는 곳에나 간다”고 전했다. 

2년 가까이 자두와 함께한 시간에 대해 오화평은 “재미있다”라고 표현했다. 재즈와 대중가요의 만남부터 새롭고, 가수 자두와의 작업이라서 더 흥미롭다고. 

“정확한 음정, 가창력, 독특한 음색에 더해 자두 누나의 음악성은 풍부하고 뛰어나지요. 히트곡들의 이미지에 갇혀 음악성이 가려지기도 했지만, 함께하면서 그 음악성을 발견하는 재미 또한 각별합니다.”

‘마음전파상’은 이름처럼 마음의 주파수가 고장 난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만져주는, 따뜻한 음악을 모토로 한다. 

“둘 다 가진 색깔이 독특하지만, 그 색채들을 풀어낼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신인 그룹이지요. 마음전파상, 그 다섯 글자를 알리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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