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지원사업비 상향·도농상생기금 출연 회복 등 촉구
농어촌공사, 수문감시원 사망사고 발생 안전불감증 여전
정기환 마사회장, 알박기 인사 공세 속 경영능력도 낙제점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경추디스크 수술을 이유로 30분 만에 자리를 떠나 논란이 됐다.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경추디스크 수술을 이유로 30분 만에 자리를 떠나 논란이 됐다.

■2023 국정감사(농협·한국농어촌공사·한국마사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금융지주회장이 빠지며 지난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성희 중앙회장은 9월26일 경추디스크 수술 관련 의사소견서를 제출해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떠났고, 이석준 금융지주회장은 국제통화기금 등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농업이 역대 어느 해보다 어려운 상황인데 농민대통령을 자처하는 이성희 회장이 하루를 양보하지 못한 건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국감은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마사회도 포함되며 의원들의 질의가 분산됐다. 지난 6월 수문감시원 A씨가 근무 중 목숨을 잃은 사건을 포함해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는 농어촌공사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돼 알박기 인사라는 프레임이 계속된 가운데 정기환 마사회장이 경영능력도 낙제점이라며 집중 질타를 받았다.

농민 외면하는 농협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농협 명칭사용료로 금융지주가 중앙회에 지급하는 농업지원사업비가 적다고 질타했다. 그는 “영업수익이나 매출액 2.5% 범위에서 부과하는 농업지원사업비를 5%로 인상하는 법안이 농해수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 중인데 농협이 그 돈으로 직원 성과금 잔치하려고 법사위 위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며 농협의 주인인 농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재식 부회장은 “농업지원사업비는 필요한 재원에 맞춰 차질이 없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서삼석 민주당 의원은 도시농협이 농촌농협을 위한 상생목적의 도농상생기금에 관해 따졌다. 서 의원은 “지난해 도시농협 신용사업 수익은 111억6천만원, 도시외농협은 32억9900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출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면서 “중앙회는 원인에 대해 코로나로 경기가 악화돼 출연율이 하락했다고 답변했다. 코로나가 끝났으니까 출연율을 다시 회복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재식 부회장은 “도농상생기금은 5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출연율이 낮아진 건 조합장과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2020년 옵티머스 펀드 부실투자 핵심관계자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잘못된 투자실패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NH투자증권이 일본 태양광발전소 투자에 실패해 838억원을 회수 못하고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고 질타했다. 문제의 태양광발전소는 폭설로 구조물에 손상을 입고, 발전수익을 창출하지 못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영채 대표이사는 “최소 500억원 회수를 확정했고 일본 현지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서 “태양광 실적이 좋기 때문에 승소하면 투자 전액에다 플러스 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옵티머스 투자 문제로 NH투자증권은 41억원 과태료를 부과받았고 관련 임직원 4명은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면서 “정 대표이사는 지난해 급여와 상여금을 포함해 24억원 넘게 받았고 2018년부터 총 70억4900만원을 받았다”고 추궁했다.

정 대표이사는 “행정소송에서 (옵티머스 펀드 부당권유 관련) 법률적 과실은 없는 걸로 인정받았다”면서 “개인투자자에 2700억원 배상했고 1200억원은 회수를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옵티머스 펀드로 인해 2021년에는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정영채 대표이사는 2018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임을 묻는 의원들은 질의에 정 대표이사는 “중앙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채권회수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환 마사회장은 알박기 인사라는 꼬리표에 경영능력마저 떨어진다며 여당 의원들이 사퇴를 종용받았다.
정기환 마사회장은 알박기 인사라는 꼬리표에 경영능력마저 떨어진다며 여당 의원들이 사퇴를 종용받았다.

정기환 마사회장에 사퇴 종용
여당 의원들은 정기환 마사회장에 대해 경영능력이 떨어진다며 사퇴를 줄곧 종용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 감사보고서를 보면 규정에도 없는데 노조에 연간 6억3천만원 연가보상 제공, 주변시세 40% 수준에 불과한 가격에 사택 제공,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전 직원 부당 채용 등의 비위가 적발됐다. 적폐청산위원장 출신인 회장을 비롯해 일부 경영진이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정희용 의원은 “황제승마 논란으로 회장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E등급을 받았다. 회장 때문에 점수 다 깎아 먹고, 고객 만족도도 꼴찌다.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반면 야당은 마사회가 YTN 지분매각을 추진한 배경에 정부의 언론장악 의혹을 제기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마사회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공공언론을 지켜내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소병훈 위원장도 “마사회 살림살이가 어려워 YTN 지분을 매각한 건 아니지 않나. 자체 판단이 아니란 건 삼척동자도 안다”고 발언했다.

농어촌공사, 안전불감증 여전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수문감시원 A씨의 아들은 농어촌공사가 구명조끼조차 지급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족 B씨는 “(사고 장소에) 난간이 없었고 안전장치도 없었다. 지침에는 2인 1조가 원칙이지만 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농어촌공사가 지급한 건 우의, 손전등이 전부다. 사고가 나고 구명장비함이 생겼고 난간도 교체됐다. 이런 게 있었으면 사망하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비통해했다. 또한 농어촌공사가 합의를 종용하며 도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산재처리가 어렵고 공공기관이라 합의금을 많이 주기 어렵다며 기만했다고 성토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재해예방 장비가 필요하지만 구명조끼 하나 있지 않았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위험할 때는 감시원 말고 공사직원을 관리하게 하고 이들을 제도 안으로 편입하거나 안정적으로 인력이 운영되도록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도 “3243억원을 들여 농업용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사고가 난 함평지사 원격 수문 개폐율은 23%에 불과했다”며 “위험한 상황에서 안전을 위해 원격 시스템을 활용했어야 했는데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처리과정에서 유족을 가슴 아프게 한 것도 잘못된 대응이었다”면서 “(사망한 감시원이)폭우를 뚫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의로운 행동을 하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사고 이후 여러 측면에서 점검하고 개선에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라이프자켓 하나 지급받지 못하고 사망했는데 사장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고발해야 하지 않냐”며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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