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이슬기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과 연구사

“2021년 초 디지털농업추진팀으로 출발했습니다. 사업비도 없이 농업 데이터, 농업용 로봇 등의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혁신밸리 빅데이터센터 운영을 현실화했지요. 지금은 행정안전부 지역균형 뉴딜사업을 통한 고창 신품종 복분자 스마트팜 육묘와 운반용 로봇 개발까지 사업화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스마트농업에 한발 한발 가까워진 것에 보람이 큽니다. 사업을 하면서 만나는 수많은 어려움과 해결 과정을 통해 연구자로서 많이 배우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슬기 연구사(40)는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과 디지털농업추진팀에서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빅데이터센터 운영을 하면서 ‘스마트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생산성 향상 모델 개발과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농업시스템 구축에 성과가 크다는 평가다.

AI 기반한 영농 의사결정 시스템 개발 중
데이터 수집 성과 한정적이지만 정합성 우수
생산비 절감과 청년농 데이터농업 정착 도움

이슬기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과 연구사
이슬기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과 연구사

생산성 극대화 농업데이터 구축부터
이슬기 연구사는 원예학회 포스터 발표 등을 비롯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분석자료 제공과 다양한 홍보 등으로 전북도지사 표창 수상 등의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지난해 전국에 4곳이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는 최신 스마트팜 운영 방법을 교육받거나 임차해 운영하는 청년들이 매년 150여명가량 된다. 그러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을 전문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국내 여건은 아직 만들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과 서비스 방향을 결정하는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상치(제대로 이뤄진 수치), 결측치(어떤 사고로 이뤄지지 못한 관측)를 최소화하고 정합성(논리적 모순이 없는 것)까지 갖춘 농업데이터 수집이 목적인 혁신밸리의 데이터 수집 항목은 센서를 통한 환경 데이터, 사람이 측정하는 생육과 경영 데이터 등이 있다.

“저와 연구진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필수 변수들을 찾아내고 수집해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한 후에 농가 생산전략에 맞춰 환경조절,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제대로 이뤄졌을 때 새로 진입하는 청년들뿐 아니라 모든 스마트농업에 진입하는 농가들이 스마트팜 재배 실패를 줄이고 최소 투입으로 최대 생산을 가능케 합니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나라의 식량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도 이바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엽채류 데이터는 나름 성과
이슬기 연구사와 동료들은 현재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생산되는 주요 품목(토마토, 딸기, 오이, 가지, 엽채류 등)의 환경, 생육, 경영관련 고품질 데이터를 축적한 후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분석해 물, 양액, 인력 투입 대비해 생산성이 우수한 모델을 도출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다른 농가에 서비스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부터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데이터 수집 성과는 엽채류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데이터 이상치, 결측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생육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엽채류 데이터로 생육을 예측한 결과, 우리가 수집한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품목들의 생산성에 밀접한 생육변수를 찾아 정확하게 수집하면 농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서비스가 곧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연구사는 더불어 혁신밸리 스마트팜에 설치된 양액모듈에서 얻어진 양분·수분 데이터를 활용해 물과 비료를 절약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연구도 추진 중인데, 이 모델을 전북만의 플랫폼을 통해 농가에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정밀농업은 데이터가 관건 
“그동안 농업분야는 데이터 생산과 AI를 통한 자동화가 어렵다고 인식돼 왔습니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데이터농업의 장애요인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게 특화 설계된 곳입니다. 혁신밸리 빅데이터센터의 AI 학습모델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이터농업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농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폭염 등 기후변화는 물론, 농약값과 비료값은 3~4배 상승했다.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 그리고 물 부족 문제까지 한꺼번에 우리가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당면과제가 됐다.

“앞서 제기한 모든 문제들의 해결은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을 통해 꼭 필요한 최소 투입량을 계산해 공급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필요하죠. 혁신밸리를 통해 모아지는 데이터들은 이러한 모델 개발을 가능하게 하며, 이 결과를 서비스 받을 수 있는 농가는 곧바로 생산비 절감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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