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김춘송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장

쌀 소비가 줄면서 농가의 밭작물 전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기능성 잡곡의 개발 등을 통한 소비시장 확대가 요구된다. 농촌진흥청의 밭작물 육종 연구 현주소를 비롯해 주요 밭작물의 수급 실태, 주요 방제 대책, 여름철 관리 요령 등 밭작물 관련 전반적인 내용을 김춘송 밭작물개발과장을 통해 들어본다.

팥·수수·참깨·들깨·콩·땅콩 기능성 연구 활발
적절한 수분 관리와 병해충 초기방제 중요 
식물성 대체식품과 건강기능성 수요 대응 연구

김춘송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장
김춘송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장

Q. 우리나라 밭작물의 자급률과 수입 등 전반적인 재배 현황은.
A. 우리나라는 쌀 이외에 대부분의 밭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상기상, 전쟁, 전염병 등으로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는 위기가 발생하면 식량안보가 매우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콩과 들깨를 제외한 주요 밭작물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수입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은 추세인데, 주요 밭작물 수요량의 2/3 이상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의 밭작물은 자급률이 30% 미만이다. 2021년 기준으로 작목별 자급률은 콩 23.7%, 팥 25.8%, 녹두 19.2%, 참깨 10.6%, 땅콩 23.8%로 매우 낮다. 

최근에는 기초식량으로서 가치가 높은 콩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작물직불금 도입 등 지원정책과 논콩 재배 적합품종, 재배기술 개발·보급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식량주권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Q. 중요 밭작물인 콩 품종 개발과 연구방향은.
A. 콩 자급률은 현재 23.5%에서 2027년 43.5%까지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급률 향상을 위해 논콩 재배면적 확대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최근 개발되는 콩은 논에서 대규모 재배가 용이하도록 기계화 재배특성이 우수한 수량 많은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경지 이용성을 높이기 위해 동계에 보리·밀 등의 맥류와 양파·마늘 등의 원예작물을 재배하고, 하계에 콩을 재배하는 작부체계에 적합한 단기성 콩 품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재배기간이 짧아 밀 후작으로 적합하면서 수량성도 우수한 두부용 ‘선유2호’가 개발됐다.

Q. 콩 이외에 새로운 품종 개발이 진행되는 밭작물은.
A. 팥은 수량뿐만 아니라 안정 재배를 위해 쓰러짐에 강하고 기계화 적응성을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품종육성이 진행되고 있는데, 가공적성 향상을 위해 흡수율 증진과 삶는 시간 단축, 앙금 수율 증대, 그리고 식미 향상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수수는 건강 기능성은 우수하지만, 떫은맛과 거친 식감으로 기호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맛과 기능성이 모두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고, 고량주와 선식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참깨는 수량 확보를 위해 병에 강한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건백’ ‘강안’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확작업의 기계화를 위해 탈립이 잘되지 않는 ‘하니올’ 품종을 개발해 콤바인 수확이 가능해졌다.

들깨 종자용은 들기름과 들깨가루로 가공돼 이용되므로 종자 수량과 기름 함량이 많은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자 하며, 깻잎용은 잎 수확 노력을 줄이고 잎의 품질(저장성, 향기 성분 등)이 우수한 품종 개발이 육종목표다.

땅콩은 기존 품종(올레산 40~50%) 대비 올레산 함량이 2배가량 높은 고올레산 품종(80%↑) 위주로 품종을 개발해 저장성을 4배 이상 높였다. 

Q. 인기 있는 기능성 밭작물 품종의 보급 확대와 산업화를 위한 계획은.
A. 콩은 ‘청자5호’가 기능성과 재배적성이 우수해 가공산업의 원료곡으로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참깨는 최근 개발한 ‘밀양74호’가 리그난이 1.7%로 기존 품종 대비 약 4배가 높아서 식물특허를 등록했다. 더불어 인지능력 개선 효능에 대한 특허도 출원한 바 있으며, 현재 기술을 이전 받은 한 업체에서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Q. 여름철 밭작물의 중요한 생육관리와 병해충 방제 요령은.
A. 여름철 밭작물은 수분 관리가 수량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재배환경에서는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기 쉽다. 작물 수량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역병, 시들음병, 잎마름병 등 여름철 다양한 병해 발생이다. 무엇보다 발생 초기에 방제가 가장 중요하다. 잡곡의 경우,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나방과 노린재 피해 등이 예상되고, 특히 수수는 이삭곰팡이병 발생에 유의해 적극적인 방제를 해야 한다. 

Q. 그린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미래 대응 밭작물 연구방향은.
A. 최근 IT와 BT 등 관련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농생명자원을 활용하는 그린바이오산업이 신성장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환경오염 문제뿐만 아니라 채식인구의 증가, 동물복지,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식습관으로의 변화로 대체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진청 밭작물개발과에서는 식물성조직단백 제조 적성이 우수한 콩 품종(미소)을 이미 개발했고, 단백질 함량이 48% 이상인 품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버터 등 동물성 고체지방을 대체할 식물성 기름 기반의 가공소재 개발을 통해 저장성과 이용성을 높이면서 대체식품의 원료로 확장하는 신소재 개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꽃가루, 황사 등 환경변화로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기능성 식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들깨, 수수 등의 밭작물에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를 비롯한 유용성분이 많아 항산화, 항염증 등 기능성 효능이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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