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성공안착에 주력…행안부·지자체·농협 업무협약
광역지자체 기부 몰리고 지역사랑상품권 쏠림 한계 노출
성대한 고향사랑의 날 기념식
고향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고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제1회 고향사랑의 날 기념식이 지난 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대국민 공모로 정해진 고향사랑의 날(매년 9월4일)은 ‘고향사랑기부금법’ 시행령에 근거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날 기념식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교흥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각 지자체 관계자 등 2천여명이 참석해 관심과 열기를 더했다.
이상민 장관은 “제1회 고향사랑의 날을 계기로 고향에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지자체와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 제도개선과 홍보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정부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국적 동포도 기부가 가능하도록 고향사랑기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또한 행안부와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농협중앙회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정착,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업무협약 주요 내용은 ▲고향사랑기부제 대국민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 ▲제도발전을 위한 조사·연구 등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와 제도정착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 구축 등이다.
각 지자체도 지난 2일부터 답례품과 기금사업 등을 알리기 위한 홍보관을 운영하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충남은 100여개에 달하는 특색있는 답례품을 소개하고 방문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매일 열었고, 전남은 ‘내 고향 전남으로 초대’라는 주제로 22개 시·군의 답례품 소개, 전남사랑애(愛) 서포터즈, 2023 전국체전·장애인체전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 메가 이벤트 등을 집중 소개했다. 경남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경남’이란 문구로 차별화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나서, 방문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답례품 시식회, 현장 기부 이벤트가 펼쳐졌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를 맞아 열린 제1회 고향사랑의 날은 그야말로 성대한 잔치였다. 지자체 재정 확충의 마중물로, 3년 내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힘찬 출발을 알린 고향사랑기부제는 농협이 독점하고 있는 플랫폼(고향사랑e음), 복잡한 기부 절차, 지나친 홍보 규제, 경쟁력 떨어지는 답례품 등으로 모금액은 2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10만원이 대부분인 기부금액과 답례품 중 지역사랑상품권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허영 국회의원이 고향사랑기부금을 시행하는 192개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기부 건수는 10만4860건, 기부액 133억1500만원으로 평균 기부금액은 12만7천원이었다. 답례품 등록 건수는 7942건, 답례품비는 43억9200만원이었으며, 평균적으로 각 지자체가 33건의 답례품을 등록했다.
세액공제가 10만원(10만원 초과는 16.5% 공제)까지만 가능해 소액 다수의 기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답례품 등록 건수도 차이가 컸는데 경북 문경은 155건인 반면, 서울 일부 자치구는 1건에 불과했다. 답례품비는 전남 7억9900만원, 경북 7억9200만원, 전북 7억1천만원 순으로, 기초지자체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답례품 신청 한도는 기부금액의 30%까지 가능하다. 전체 기부금액 대비 답례품비 지급 비율은 약 17.9%로 기부는 하되, 답례품 신청을 하지 않거나 한도 대비 작은 답례품을 신청했다. 선호하는 답례품은 상품권(53%)-육류(13%)-쌀(12%) 등의 순이었다. 답례품은 압도적으로 지역화폐와 지역사랑상품권 등 유가증권의 쏠림현상이 확인됐다.
허영 국회의원은 “일본의 고향납세제는 2020년 기준 3488만건 기부에 금액은 약 6조1천억원에 달한다”며 “기부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사회 지도층의 기부 참여와 범정부적인 홍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답례품 신청 비율이 한도 대비해서 낮은 편인데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유통되는 답례품을 꼭 신청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국민 관심 미흡하고 모금 실적도 저조
■주간Focus-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과제는…올해 1월1일부터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가 뭇매를 맞고 있다. 시행 8개월인데도 국회에선 이미 여러 건의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은 국민의 관심은 미흡하고, 모금 실적은 저조하고, 대다수 10만원 기부라는 데 집중한다. 게다가 내년 2월 전체 실적 공개에 앞서, 올 상반기 모금액은 고작 2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역 농가들의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답례품’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취약한 기획력을 드러내며 한도 상향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행안부 “
-
흥행실패 ‘고향사랑기부제’… 지역매력 담은 답례품으로 돌파구 찾아야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제를 벤치마킹했다. 일본은 기부자에게 토산품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기부를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한 목적으로 답례품을 활용했다. 하지만 지자체 간 과당경쟁을 유발해 기부금액 이상의 답례품이 제공되면서 30% 상한선을 뒀고, 우리도 답례품을 기부금액의 30% 이하로 정했다.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상품구성, 질 낮은 답례품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답례품이 제도 안착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 위해 전문가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권선필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회 위원장(목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