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양병철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장

한국인의 한우 사랑은 유별나다. 한우 육종연구 현주소를 비롯해 사료 자급과 수입 등 수급 실태, 주요 한우 질병과 방역대책, 특히 여름철 주의가 요구되는 질병 등 연중 한우 관리요령을 양병철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장에게 들어봤다.

조사료 자급률 80%지만 양질조사료 30% 불과
곤포사일리지 열풍건조시설 개발로 수입대체 기대
여름철 송아지 설사병과 소 유행열 예방에 신경써야

양병철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장
양병철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장

Q. 한우 사육두수와 개량을 위한 씨수소 선발 과정은.
A. 2023년 1/4분기 기준 한우 사육두수는 약 363만마리로, 이 중 암소가 약 222만마리, 수소는 약 141만마리다. 사육두수 증가세는 꺾였지만 암소 비육 두수 증가와 거세비육우의 출하기간 연장 추세에 기인한 도체가격의 하락위험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이는 사육두수가 350만마리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 개량을 위해 당대 검정과 후대 검정을 실시하는데, 우선 당대 검정우는 씨수소(KPN)와 우량암소의 계획교배로 생산된 수송아지 중 후보씨수소 선발을 위해 검정을 하는 수송아지를 말한다. 검정기간은 생후 6~12개월령까지 6개월간 진행된다. 

후대 검정은 선발된 후보씨수소에서 생산된 정액을 전국의 우량암소 4500여마리와 교배해 태어난 수송아지 800마리를 6개월령부터 24개월령까지 18개월 동안 검정하고 도축해 부위별 성적을 얻는다. 이렇게 후대 검정까지 끝나면, 후보씨수소 약 66마리 중에 약 30마리를 보증씨수소로 선발하게 된다. 

 

Q. 사료 수급 상황과 국내 조사료 생산 현황은.
A. 2022년 기준 총 배합사료 생산량 중 고기소용 사료는 약 596만톤으로 27.8%를 차지한다. 양돈사료(32.8%), 가금류 사료(28.5%)에 이어 세 번째로 생산량이 많고, 약 3조1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곡물사료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옥수수와 대두박이 차지한다. 옥수수의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약 950만톤, 4조4천억원에 달한다. 배합사료에서 가장 중요한 옥수수는 현재 어떤 곡류로도 대체할 수 없다. 만약 국내에서 우리나라에서 쌀을 생산해 옥수수를 전량 대체한다면 8조~13조원의 추가 비용이 예측된다.

이와 반대로 조사료 자급률은 80%에 이른다. 그중 양질조사료는 30% 정도만 자급하고 있고, 나머지는 볏짚으로 충족하고 있다. 국내 초지 면적은 2022년 기준으로 약 3만2천㏊인데, 제주도가 48.3%, 강원도가 15.4%, 충남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Q. 국산 초지 사료의 자급률과 수입사료 비율 그리고 국산 사료의 연구 개발 상황은.
A. 양질의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시급하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산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 알팔파, 옥수수, 트리티케일 등의 사료작물 생산·보급에 많은 연구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계작물 수확시기와 벼 이앙시기가 겹쳐 건조시간이 충분하지 못함에 따라 수분이 많은 곤포사일리지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농진청은 곤포사일리지 열풍건조시설을 고안해 수입 양질조사료보다 저렴하게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양질조사료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Q. 한우에서 발생하는 주요 질병과 예방법은.
A. 한우 질병은 주로 송아지 시기에 발생하는 설사병이다.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의 병원성 미생물 감염에 의해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분만 전 임신 소에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외부의 병원체가 농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출입통제, 출입자 소독, 정기적인 축사 소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Q. 특히 여름철에 주의가 요구되는 한우 질병과 예방법은.
A. 여름철에는 가축이 열사병에 노출되기 쉽다. 열사병이 심해지면 폐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여름철 축사 안의 습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환기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소는 시원한 그늘로 이동시키고 몸에 냉수를 뿌려주면 도움이 된다. 수액 투여 등 대증요법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소의 급성 열성전염병인 소 유행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고열과 호흡이 빨라지고, 식욕부진, 관절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이므로 모기가 유행하기 전인 봄에 백신을 접종해 예방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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