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이소미 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연구사

아열대과수 재배현장 애로를 기술개발로 연결
차별화·융복합화로 아열대 과수 경쟁력 높여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 통해 지역특화기업 육성

이소미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

“14년째 아열대 과수 재배와 가공기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열대 과수 재배현장 조사 차 전국을 많이 다니는데, 한파와 냉해, 난방비, 외래해충 등으로 폐원하는 것을 여럿 봐왔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현장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앞으로 아열대 과수 품목과 품종 선정, 안정생산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을 목표로 시설하우스 재배시스템 기반의 디지털농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농업용 드론, 로봇 등 기계화·자동화를 시도하고, 디지털농업의 조기정착을 위한 실증사업도 추진합니다. 지역의 아열대 과수 소득화 정책 수립과 과학적인 영농계획 수립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열대과수 연구 14년 베테랑
이소미(42) 전남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육종재배팀 연구사는 그동안 ‘지역특화 아열대 주산지의 맞춤형 재배 기술 및 가공기술 개발’을 비롯해 현장의 애로 해결과 소비 확대 연구를 앞장서 추진해온 연구자로 평가를 받는다.

이 연구사는 ‘원적외선을 이용한 무화과 건조칩의 제조방법 및 이에 의해 제조된 무화과 건조칩(2019)’ ‘비파잎 식초 및 이의 제조방법(2018)’을 특허등록했다. 또한, ‘무화과 빵의 제조 방법 및 이에 의해 제조된 무화과빵’ ‘무화과빵 성형틀(2021)’ ‘비파잎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비만, 고지혈증, 동맥경화, 지방간, 당뇨 또는 대사증후군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2014)’ 등을 특허출원했다.

이 연구사는 ‘한국에서의 외래종 무화과 곰보’ 등 다수의 논문과 ‘바구미 추출용매 조건에 따른 무화과 잎 추출물의 항산화 활성 및 유효성분 분석(2022)’ 등 55건의 학술발표를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 ‘무화과 시설재배 월동 피복방법별 조기 착과 효과(2022)’ 등 수십여 건의 영농활용 등 다양한 성과로 다수의 수상경력도 있다.

기관-기업-농가 지속적 상생협력
“2022년 기준, 전남도 내 아열대작물 재배는 517농가에 115㏊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열대 과수는 품목별로 연평균 기온과 생육기 기온 등 재배에 필요한 기준이 각각 달라 재배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량이 불안정하고 과실 품질도 나빠지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 과수 재배기술 개발하고, 생산성과 재배환경에 따른 품질 변화를 조사해 기후적응형 신품종 육성과 재배법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재배지가 증가하는 과종의 가공품 개발, 수출 등 소비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남의 대표적인 아열대 과수는 무화과, 비파, 패션프루트 등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그동안 이들 작물에 대한 재배기술 개발과 기관-기업-농가 간 지속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지역특화과수를 활용한 가공제품을 기획·출시하는 데 주력해오고 있다.

“그동안 아열대 상록과수인 비파의 잎을 활용한 식초와 비파 식초음료 개발을 시작으로, 저장성이 취약한 무화과의 다양한 가공상품화(건조칩, 영양바, 저열량 잼, 퓨레, 정과 등) 등 지역 기업과 함께 개발한 시제품을 사업화해 지역특화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패션프루트 재배기술 개발 연구와 현장실증을 기반으로 재배 매뉴얼을 정립·보급해 지금은 패션프루트 재배면적이 0.2㏊에서 10㏊까지 늘었습니다.”

전국최대 아열대과수 재배지로 우뚝
이소미 연구사는 특히 완도의 지역특화과수인 비파가 착색 전후 보라색 반점이 생겨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현장의 고충을 듣고 ‘이중착색봉지재배 기술’을 개발해 백화점 위주로 납품될 정도로 과실 품질을 높여 농가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연구사는 또한 약리효과가 알려진 비파 잎의 항비만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도 했다. 비파 잎 대량생산을 통한 산업화를 위해 잎 수확 재배기술 개발과 이에 적합한 품종 선발 연구 등 새로운 수요 창출기반을 마련했다.

“전남의 대표적인 패션프루트 주산지인 담양지역 농가의 초기 시설부담 경감을 위해 담양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기존의 딸기재배 시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입산 아열대 과수 대비 경쟁력이 있는 패션프루트의 재배 안정성을 현장 실증과 과학적인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비파, 무화과 등 아열대 과수의 6차 산업화를 위한 가공기술도 개발했지요. 지역선도 농업회사법인을 육성하고, 패션프루트, 바나나의 품질 차별화를 위한 수확 후 관리기술 정립 등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농가에 보급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이 연구사를 비롯한 농업기술원의 적극적인 열대과수 보급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통계에 의하면, 도내 무화과 재배면적은 717㏊(1481농가), 비파 50㏊(162농가), 패션프루트 10㏊(54농가), 바나나 약 3㏊(10농가) 등이다. 총소득은 4725만3천원/10a 이상으로 추정된다.

“안정적인 아열대 과수 수량 확보를 위한 과종과 품종 선택, 수체 관리기술 개발, 동해 대책 마련, 가공상품 개발과 6차 산업화 콘텐츠 발굴 등의 성과가 전남지역의 아열대 과수 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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