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6시 내고향’ 고정…날라리 이미지 벗어
신실한 이미지 덤…빚도 갚고 예비신부 만나 
​​​​​​​현장서 삶의 지혜와 자세 배우며 인생 재설계

■만나봅시다- 듬직한 국민 청년회장 개그맨 손헌수

스물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허무개그’로 인기를 얻은 개그맨 손헌수. 이후 20여년간 방송국 주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40대 초반에 만난 KBS ‘6시 내고향’을 통해 ‘국민 청년회장’으로 거듭났다. 전국 전통시장 등을 누비며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는 그는 오늘도 현장에서 만난 어른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손과 발이 돼주면서 삶의 지혜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 유쾌한 웃음을 주는 청년회장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신실하고 듬직한 이미지까지 얻었다.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하는 방송인, 개그맨 손헌수를 만났다.

개그맨 손헌수는 요즘 트로트 신곡을 준비하고 있다. 세 곡을 한꺼번에 낼 예정인데, 아직은 노래할 수 있는 공연이 적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확신이 있기에 흥이 난다고 전했다. 
개그맨 손헌수는 요즘 트로트 신곡을 준비하고 있다. 세 곡을 한꺼번에 낼 예정인데, 아직은 노래할 수 있는 공연이 적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확신이 있기에 흥이 난다고 전했다. 

어른들이 사랑하는 귀염둥이
손헌수는 ‘일꾼의 탄생’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일꾼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못하는 게 없는 ‘국민 사위’ ‘맥가이버 해결사’라는 새 타이틀도 갖게 됐다. 새로 출연을 확정한 프로그램도 방영이 되면 그의 이미지는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 사위 유랑단(가칭)’은 통증의학을 통해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어른들을 찾아가 건강 관련 도움을 주는 프로다. 

“잘못된 자세, 습관 등으로 인해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병세를 순간적으로 완화시키는 방법 등을 다룹니다. 오는 8월 채널A에서 만나요. 하하하.”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손헌수는 그의 이미지가 지금처럼 어른들이 사랑하는 ‘귀염둥이’ ‘재간둥이’가 될 줄 몰랐다. 데뷔 초부터 ‘날라리’ 이미지가 강했던 탓이다.

“6시 내고향의 청년회장은 어르신들에게 공손하면서도 책임감이 있는 역할이라서, 처음 출연 요청을 받고 망설였죠. 게다가 고정이 아니라 4주 정도만 하는 것이어서 며칠 고민했습니다.”

막 트로트 곡을 발표한 직후였다. 트로트 가수에게 최고의 방송이라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단기라도 ‘일단 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반응이 좋아 고정으로 출연하게 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청년회장서 파생된 역할 잇따라
보기 좋게 살도 붙었다. 데뷔 때 몸무게가 50㎏대로 깡마른 체구였는데, 현재 70㎏대 중반의 듬직하고 다부진, 흔한 청년회장의 몸집을 갖게 됐다. 

“어느 순간 제가 어른들을 어려워하지 않고 편하게 받아들이면서 방송을 하고 있더라고요. 현장을 돌아다니며 힘든 일을 하는데도 살이 찌는 것을 보고 ‘잘되려고 그러나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6시 내고향 이미지에서 파생된 역할로 출연 요청이 들어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6시 내고향 ‘청년회장이 간다’는 올해 10월이면 만 4년이 된다. 40대에 만났기에 더 뜻깊고, 애착이 간다고. 허무개그로 20대에 얻은 인기로 인해 이후 오랜 시간 방송국 주변에서 겉돌았던 때도 있었다. 큰 키에 또렷한 이목구비를 무기로 정극 연기에도 나섰다. 

“‘야인시대’ 등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면서 ‘배우병’에 걸린 거예요. 하하하. 한국의 주성치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러면서 방송과 멀어졌죠. 개그 유튜브 기획사를 차렸는데 빚만 졌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방송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됐었죠.”

그동안 빚도 다 갚았다. 행사 MC나 트로트 가수로서도 무대에 선다. 트로트 곡을 발표한 지 8년, 지금까지 4곡을 냈기에 무대 위 기승전결도 꾸릴 수 있게 됐다. 그의 노래 ‘빵빠레’에 이어 ‘관상타령’을 부르고 메들리로 마무리한다. 

“트로트 곡을 처음 준비할 때는 지금보다 진지함이 덜했어요. 부족하다는 생각에 3년째 레슨도 받고 있습니다. 질리지가 않아요. 개그맨이 되고 싶어서 고등학생 때부터 막노동을 하면서 학원을 다녔는데, 그때처럼 신나고 흥이 납니다.” 

현장에서 만난 어른들이 진심을 다해서 고마워해주는 모습을 보고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도 생겼다. 표정이나 말씀의 여운도 오래간다. 소모적인 감정 낭비를 부르는 말이나,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 말을 차츰 안하게 된다는 게 손헌수의 고백이다. 

결혼·가장 책임의 무게 실감
공교롭게도 손헌수를 만난 날은 그가 혼인신고를 하는 날이었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부 직장이 있는 경기도 수원에 신혼집을 마련하고 있다. 예비신부는 관광분야 지방공기업에 다닌다. 

“개그맨 박수홍 형이 증인을 서주기로 했거든요. 저는 지방 현장 일정이 대부분이고 예비신부도 직장인이라서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오늘이 그날이네요. 지난 12월 결혼 날짜를 잡았는데, 여유가 있을 때 하나씩 해 나가자는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혼인신고를 해야 예비신부의 항공마일리지를 쓸 수 있더라고요. 하하하.”

손헌수는 요즘 생각이 많다. 결혼과 가장이라는 책임의 무게를 실감하면서다. 당장, ‘강한 가장’이 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뜀박질을 다시 시작했어요. 나이가 있다 보니…, 그래도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같이 뛰어보려고요. 신혼집을 마련하면 권투도 배울 겁니다. 혹시라도 내 가족들을 물리적으로 지켜줘야 할 때 준비된 가장이고 싶습니다.”

건강, 일, 직업 모두 최선을 다해 최고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 언젠가 만나게 될 자식에게 좀 더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다.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송인, 개그맨 손헌수는 오늘도 현장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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