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허태영 농촌진흥청 가축질병방역과장

초여름의 길목에서 축산농가들은 가축 건강 유지를 위한 관리로 분주한 시점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의 가축질병과 방역분야 전문가를 통해 올해 가축관리 요령, 그리고 여름철 주의사항 등 축산농가들에 요구되는 시기별․계절별 강조사항을 점검해본다.

 

철저한 백신접종과 외부인 농장출입 차단 철저
축사 청결히 하고 정기검진으로 면역력 높여야
여름철 탈수․직사광선․모기는 가축건강에 악영향

 

허태영 농촌진흥청 가축질병방역과장
허태영 농촌진흥청 가축질병방역과장

Q. 우리나라의 주요 가축 현황과 축종별 사육규모 변화는 어떠한가.

A. 축산업에서 가축의 범위는 소, 말, 면양, 염소, 돼지, 사슴, 닭, 오리, 거위, 칠면조, 메추리, 타조, 꿩과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동물(기러기, 노새, 당나귀, 토끼, 개, 벌)을 말한다. 국내에서 많이 키우는 주요 가축은 한우, 젖소, 돼지, 산란계, 육계, 오리, 염소, 사슴 등이다.  

한우는 2023년 사육 마릿수가 357만마리로 증가세고, 젖소는 2023년 39만마리로 감소세, 돼지는 2022년 말 1186만마리로 약간 증가했으나 올해는 생산비 증가로 감소가 예측된다. 산란계는 2023년 3월 7368만마리로 증가추세고, 오리는 2022~2023년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종오리·육용오리 살처분으로 감소했는데, 3월 475만마리에서 4월 이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Q. 최근 국내에 발생한 악성 가축전염병과 그로 인한 피해는.

A.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경우 2019년 9월 첫 농장 발생 보고 이후 사육돼지에서 누적 36건(2023년 8건 포함), 야생멧돼지에서 3135건(6월7일 기준)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ASF는 아직 치료법과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고 감염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 최근에는 경북 일부지역 야생멧돼지까지 확산돼 주변 양돈농장에서 발생될 우려가 높다. 향후 ASF 양성 멧돼지는 충남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 보이는 상황이다. 

2021년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가축질병으로 인한 재산피해는 국내 사회재난(산불 등)의 46.7%(1853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정 질병의 발생에 따라 피해 정도는 더 커지는데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2017년 777억원, 2018년 612억원이었으며, ASF는 2019년 1237억원, 2020년 1853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Q. 가축전염병 발생은 축산업의 생존권과 직결되는데, 국가방역체계 구축 못지않게 농장에서 실천할 사항은 무엇인가.

A. 최근 발생한 구제역은 우제류(소, 돼지, 염소, 사슴)만 감염되는 질병이다. 구제역 백신을 시기에 맞춰 접종하면, 백신 효과가 우수하므로 반드시 맞춰야 한다. 또한 국가에서 지정한 일제접종시기에 맞춰 1년에 두 번 접종해야 한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ASF와 고병원성AI는 철저한 차단방역이 중요하다. ASF는 농장 내 8대 방역시설을 설치해 운영하며, 외부인의 농장 내 차단을 철저히 준수하고, 특히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검출되는 지역에서는 외부의 흙, 야생동물 등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Q. 악성 전염병을 제외하고도 축종에 따라 여러 질병으로 농장 피해가 크다. 질병 예방과 신속한 대처를 위해 농장에서 실천할 기본사항은 무엇인가.

A. 소에서는 요네병, 브루셀라병, 돼지에서는 생식기·호흡기증후군과 유행성설사병 그리고 부종병, 가금에서는 살모넬라감염증, 마이코플라즈마증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적 가축사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농장 사육조건에 맞게 백신프로그램을 적용해 면역력을 높이고 정기검진을 통해 가축의 질병 발생이나 항체가를 확인하는 것들도 필요하다.

Q. 여름철 다가오는데, 축산농가에서 점검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무엇인가.

A.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가축은 탈수되기 쉽다. 또 가축이 직사광선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식욕저하 등 열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비육 말기 돼지의 사료 섭취 저하는 적정 출하체중이 부족해 출하지연이 발생하고 이는 돈사의 밀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된다. 

여름철에는 파리, 모기, 벌레가 증가하므로 가축 주변에서 파리와 벌레가 번식할 수 없게 제어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농장주가 자주 가축의 건강상태를 살펴야 한다. 가축의 행동, 식욕, 몸 상태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필요한 조치를 미리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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