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맛집 탐방 - 충남 청양 ‘우거디’

찬바람 불면 마음까지 따끈하게 데워주는 국밥 한 그릇에 배고품이 달아난다. 취재차 충남 청양을 찾았을 때 이은경 한국생활개선청양군연합회장이 로컬맛집으로 추천해준 ‘우거디’의 해장국 한상이 요즘 날씨에 제격이다. 일본 가정식 백반처럼 1인 1쟁판으로 구성된 우거지해장국은 토속적인 국밥 이미지를 과감히 깨 여성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자신만의 음식철학을 우거지에 담아내 청양읍내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우거디 (왼쪽부터)윤기서·김현숙 부부.

대접받는 한 끼 식사해장국 편견 타파
지역농산물 소비해 지역경제 활력 높인다

농산물의 부가가치 높인다
청양전통시장 입구에 자리한 ‘우거디’에서는 우거지국밥 한상을 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손님 연령대는 50~60대로 관공서 관계자가 주요고객이고, 주말에는 관광객 방문이 늘고 있다. 

“시래기 음식은 흔해도 우거지는 외식업으로 활용범위가 넓지 않아서 대부분 버려지더라고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음식을 개발해보려고 했어요.”

‘우거디’를 운영하는 윤기서·김현숙 부부는 5년 전 청양으로 귀향했다. 시댁 농사일을 돕다가 우거지의 가치를 재발견했다고 한다. 우거지는 봄가을 배추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사계절 수급이 용이했다. 김현숙씨(40)는 식재료의 대부분을 시댁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하고, 부족하면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의 푸드플랜사업이 참여해 지역농산물을 적극 소비한다고 했다.

“해장국은 채수와 사골로 적정 비율을 맞추고, 고기는 사육기간이 짧고 지방이 적은 29개월 미만 육우의 목심을 사용하고 있어요.”

김현숙씨는 해장국에 고기로 같은 시간 동안 한우 암소와 육우를 삶아본 결과,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의 육우를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삶은 고기를 2~3시간 뜸 들여 질기지 않은 식감을 구현했다. 덕분에 치아가 약한 어르신도 부담 없이 씹기 좋았다.

1인 1쟁반으로 구성한 우거지해장국 반상은 손님에게 대접 받는다는 기분을 선사한다.

위생적인 덜어먹기 문화 앞장
이곳에서는 밑반찬을 가운데 두고 나눠먹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로 필요성이 대두된 덜어먹기 문화를 우거지해장국에 적극 실천하고 있어서다.

또한 수저를 위생지 대신 냅킨에 감싸 환경의식을 높이고 있다.

“한식은 밑반찬과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잖아요. 반찬을 가운데 놓고 먹으면 위생적인 문제도 있고, 상대방 눈치 보느라 반찬을 제대로 못 먹는 경우도 허다해요. 코로나19 때문에 같이 먹는 걸 불편해하는 손님도 많아 잔반이 많아졌어요,”

우거디에서는 손님에게 개인별 접시에 반찬을 담아 제공하게 됐고, 하나의 쟁반을 사용함으로써 일손도 줄일 수 있었다.

우거디는 통통 튀는 인테리어로 인해 해장국집이 아닌 카페로 오인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했다. 그래서 부부는 음식점 입구에 우거지해장국 한상을 모형으로 설치해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해장국 이미지를 벗어나서 한끼라도 1인식 반상으로 대접받는 기분을 전하고 싶어요.”

특히 여성 손님들은 우거디의 세심한 포인트에 감동받는다고 했다. 우거디에서 식사하면 대접 받는다는 느낌과 속이 편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국밥메뉴의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고. 또 우거디에서는 구기자차를 물 대신 시원하게 제공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레 구기자 맛을 알리고 있다.

'우거디' 입구에는 우거지해장국 한상을 모형으로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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