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쌀문제 구원투수 될까... - 가루쌀 생산자 간담회

전북 익산 황금들녘이 펼쳐진 가루쌀 수확 현장에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이 찾았다. 정 장관은 “요즘 가루쌀이 꿈에도 나온다”며 정부의 가루쌀사업이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뜻을 공고히 했다.

이날 농식품부는 가루쌀 생산자 간담회를 열어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익산 미미농산에서 가루쌀 생산자 간담회를 열고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가루쌀에 농업인 관심 높아

정황근 장관
정황근 장관

정황근 장관은 “가루쌀 장점은 오늘 미미농산 사례를 보면 지난 6월29일에 모내기해 지난 10월13일 수확으로 4달이 안 걸렸다”며 “가루쌀을 수확하고 빈 땅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거고, 농업인들이 생산비가 그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가루쌀은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전남 무안 태산영농 이동옥 대표는 “전남은 농토가 많고 가루쌀에 농업인들의 호응이 좋아 서로 재배하겠다고 나서서 1.6:1의 경쟁률이었다. 전남은 또 따뜻한 땅이기 때문에 이모작을 하기 좋은 환경이다”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루쌀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는 얘기를 전남 농업인 대표로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 무안은 가루쌀사업에 선정돼 116ha 재배하기로 했다”며 “선정된 농업인이 1266명인데, 조만간 지역별로 모여 재배법에 대한 소통을 했으면 싶다”고 요청했다.

정황근 장관은 “미미농산 이승택 대표님이 농업인들에게 직접 강의를 해줬으면 좋겠다. 혼자 잘하기보다는 같이 나아가야 하고, 미미농산에 와보니까 이 대표님이 예전부터 가루쌀을 시범재배하면서 이모작으로 콩을 심었다고 하더라. 이런 노하우를 전수해줬으면 좋겠고, 직접 나서기 어려우면 콘텐츠로 제작해 농식품부 유튜브에 영상을 게재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전북 익산 16ha에 벼농사를 짓는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정미숙 과제부회장도 내년에 가루쌀을 시범재배할 계획을 갖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가루쌀 생산자 간담회에서 농식품부 장관에게 정책 건의하는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정미숙 과제부회장.
가루쌀 생산자 간담회에서 농식품부 장관에게 정책 건의하는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정미숙 과제부회장.

정미숙 과제부회장은 “CPTPP는 농수산물 수출국에 유리하게 돼 있어 수입국인 한국은 매우 불리한 구조인데, CPTPP 농수산물에 가루쌀이 포함돼 우리나라로 외국산 가루쌀이 수입될 일은 없나?”고 정 장관에게 질문했다.

이어 정미숙 과제부회장은 “한국생활개선회는 쌀소비촉진을 위해 지역사회에 쌀국수를 판매해 연간 50톤 소비하고 있다”며 “쌀국수에 가루쌀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정황근 장관은 “가루쌀은 대한민국에 하나 밖에 없어서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생활개선회의 쌀국수사업 참 잘하고 있는데, 농식품부 가루쌀사업 예산이 106억 원 확보돼 있으니 식량정책과장이 의견 수렴해서 그중 일부를 생활개선회의 쌀국수사업을 지원 대상으로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가루쌀 수량 좌우하는 ‘수발아’ 지적
경남 산청 영실영농조합 안두현 대표는 “산청지역은 가루쌀을 내년에 공동재배를 전체 면적 84ha로 확대하려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루쌀 소비촉진을 위한 건의사항 2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첫째, 아직 가루쌀을 재배 안 해본 농가들이 많은 상황에서 수발아(강우로 젖은 상태가 지속될 때 종자가 이삭에 붙은 채로 싹이 나는 현상)에 취약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어, 내년에 산청지역 가루쌀 재배단지는 전부 농작물재해보험을 100% 가입을 유도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농작물재해보험의 요건의 65% 이상 피해를 입어야 보상이 되는데, 이를 완화해주면 우리 농업인들의 심리적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더욱 가루쌀 재배가 확대되고 열성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안 대표는 “둘째, 가루쌀자조금이 조성돼야 한다”며 “쌀의 경우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추진이 안 되고 있는데, 가루쌀 만큼은 초기에 자조금이 조성돼 꾸준한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들이 가루쌀에 대한 좋은 인식을 확립해야 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황근 “농작물재해보험은 65% 이상 피해 입어야 전체 피해로 인정을 해 주니까 이에 대해 가루쌀에 대해서만이라도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며 “자조금 찬성이고 아주 좋은 얘기인데, 농업인들이 한뜻으로 뭉치는 게 우선돼야 하고 그게 가능해지면 농식품부가 최우선적으로 자조금 조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부여 꿈에영농조합법인 김대남 대표는 “친환경 밀농사를 7년째 지으면서, 가루쌀 재배를 확대하고, 가공식품 개발하는 것도 좋은데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싸니까 재구매를 주저한다”며 “농식품부에서 농업인에게 지원해 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기업과 소비처에 그 기회를 농업인들 못지않게 지원하면 앞으로 가루쌀의 발전성이 더욱 높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에 국산밀이나 우리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많아졌다”며 “농업인들에게 교육기관을 권역별로 만들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황근 장관은 “농업인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느낀다”며 “소비가 되고 수요처가 있어야 애써 생산한 농산물이 제대로 팔리는 판로를 확보하는 건데 농식품부가 유념해서 좀 더 기업이 활성화되고 농업이 연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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