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개정안 야당 단독 농해수위 통과…여당은 날치기라며 성토

 

국민의힘은 18일 당정협의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야당은 19일 농해수위에서 단독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18일 당정협의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야당은 19일 농해수위에서 단독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3% 이상 초과하거나 전년 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9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10명의 민주당 의원 전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며 사실상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야당은 쌀 시장격리 의무화는 쌀값을 물가정책과 연동하려는 재정당국의 재량권 남용을 방지하고, 농가 소득 보장, 쌀값 안정화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반드시 도입돼야 하고, 여당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도 거친 만큼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의석수를 내세운 날치기이자 이재명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성토했다. 여당은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할 경우, 쌀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이 저하되고 타 작물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강력하게 규탄했다. 여당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개정안은 쌀산업을 망치는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다른 이슈로 막으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농해수위 통과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 2012년도 태국 정부는 농민들 표를 의식해 포퓰리즘에 가까운 이 법안을 만들어 12조 원의 재정적자를 냈고, 2013년도에는 15조 원의 적자를 냈다. 태국에 쿠테타가 일어난 큰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정 의장은 개정안 통과로 무·배추법, 마늘·생강법, 우유법, 돼지법, 멸치·오징어법 다 만들어야 한다고 격앙된 입장을 내놨다.

농해수위 소속 홍문표 의원도 “민주당이 국민과 농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쌀과 비등한 생산을 하고 있는 품목들도 시장격리를 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라고 따져 물었다.

야당은 농해수위를 통과한 만큼 법사위에서 심도깊은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다. 농해수위 야당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법 개정의 필요성과 독소 조항을 검토하자고 했는데 여당은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소모적인 정치공세,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중단하고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합의가 자리잡았던 농해수위마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쌀값 안정이란 기본 취지는 점차 무색해지고 여야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쟁의 도구로 변질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야 간 갈등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도화선이 돼 갈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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