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에 대한 모든 것-경기 이천쌀문화전시관

소중하고 귀한 쌀,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관

▲ 이천쌀 포장지의 역사와 옛 농경생활이 담긴 사진을 볼 수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흰쌀밥은 김치 한조각만을 얹더라도 침이 고일만큼 맛난 음식이었다.

쌀은 우리나라에선 단순히 식량의 의미 그 이상으로 민족의 상징이었으며 1970년대만 하더라도 귀하게 대접받던 먹거리였는데, 이젠 쌀 소비촉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해야하는 시대에 이르게 됐다. 이는 최근 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88만1601t으로 전년 대비 10.7%(37만5022t) 늘었다. 2016년 이후 5년 동안 내리 감소하다가 지난해 증가로 돌아섰다. 반대로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kg이다.

올해도 벼농사는 풍년이지만, 오히려 쌀 값 하락으로 벼 재배 농가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이렇듯 쌀 소비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쌀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무관하지 않다. 쌀의 탄수화물이 살을 찌우는 주원인이란 오해 때문이다. 그러나 식생활전문가들은 탄수화물이 필수영양소로 에너지를 제공하고 활동과 성장의 에너지원이므로 무조건 저탄수화물 식사를 해야 다이어트가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 지적한다.

밥을 주식으로 하고 김치를 비롯해 반찬을 먹는 우리의 한식문화로 인해 쌀 소비 감소는 배추, 고추, 파, 마늘 등 우리 농산물 전체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 쌀문화전시관 입구엔 소가 끄는 연자방아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농경문화 교육과 체험의 장

쌀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곳, 쌀에 대한 모든 것이 전시된 이천 쌀문화전시관을 찾았다. 쌀문화전시관은 이천농업테마공원 안에 위치해 있다. 이천농업테마공원은 어른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전해주는 추억의 장소로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농경문화 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조성된 곳이다.

농업테마공원 입구에서 전시관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엔 체험용 다랑논이 조성돼 있다. 추석이 막 지난 요즘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를 볼 수 있는데 올 봄에 이곳으로 체험 온 아이들이 직접 손 모내기를 해 놓은 논이다. 캠핑장으로 이용되는 넓은 뜰인 풍년축제마당을 지나고, 한옥체험관 옆엔 가마솥체험장이 있어 옛 방식의 가마솥을 직접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사방치기도 하고 달팽이놀이도 즐기며 입구에서 300미터 쯤 올라간 곳에 쌀문화전시관이 있는데 이천이 자랑하는 임금님표 이천쌀의 역사뿐 아니라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벼농사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세계 각국의 쌀음식과 국가별 쌀 생산현황 ▴임금님 수라상의 주인공인 이천쌀의 역사 ▴쌀을 이용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 ▴식량자급자족을 이룬 쌀 품종 개량의 역사 ▴좋은 품질의 쌀을 재배하기 위한 친환경 농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벼 도정체험 인기

5분도미 밥맛 최고!

▲ 즉석 도정체험은 분도를 선택해 쌀을 바로 도정해갈 수 있다.

전시관 안내를 맡고 있는 이기선 씨는 “즉석도정체험해서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쌀을 가져가는 체험이 인기가 많다”고 들려준다. 도정체험은 현미, 5분도, 7분도, 9분도, 11분도로 선택해 체험이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백미는 11분도 쌀이다.

이기선 씨는 “5분도 쌀은 단맛이 있어 밥을 하면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단맛에 벌레가 생기기 쉬워 시중에선 보관이 어려워 판매하지 않는다”며 “한번 맛본 사람들이 5분도 쌀을 구입하러 일부러 오는 사람도 있다”고 들려준다.

▲ 쌀의 우수성과 세계의 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의 따르면 쌀의 미강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항산화효과와 혈압과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하 전시실은 역사관이다. 소가 쟁기질하던 옛날 농사법부터 둘러앉아 들밥으로 잠시 한숨을 돌리던 우리 부모세대의 모습과 볏짚을 이고 나르던 모습의 사진 전시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24절기에 따라 농사짓던 조상의 지혜, 논의 환경생태적 가치까지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소중한 우리의 식량자원 쌀과 가치를 눈으로 보고 체험하며 세태의 변화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쌀의 의미를 다시 되살려볼 수 있는 곳, 바로 이천 쌀문화전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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