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가면 - 충남 태안 이원면 포지3리마을

7월의 탄생화 중 하나인 해바라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여름 꽃이다. 태양을 따라서 스스로 위치를 바꿔 이름도 해바라기고 ‘일편단심 당신만 바라봅니다’라는 꽃말을 갖고 있다. 곳곳에서 해바라기가 피어나는 요즘, 충남 태안 이원면 포지3리 주민들은 해바라기를 기회 작목으로 삼고, 알알이 영근 해바라기씨앗의 수확을 앞두고 있다.

▲ 충남 태안에 해바라기 재배 열풍이 불고 있다. 명제행 포지3리 전 이장의 지인 고점순씨는 올해 해바라기를 첫 식재하고 개화기를 맞았다.

여성에게 좋은 해바라기기름
포지3리는 65가구가 모여 황토고구마와 고추, 냉이 등 밭작물 위주로 농사짓는 지역이다.

“피부가 뽀얀 게 해바라기기름을 먹어서 그런가봐요.”

포지3리 마을회관 앞 정자에서 만난 고창숙씨는 고운 피부 비결이 해바라기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해바라기의 오메가6 성분이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다면서 적극 추천했다.

“매스컴에서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가열했을 때 발암물질이 생긴다고 한동안 떠들썩했죠, 해바리기기름은 걱정이 하나도 없어요. 발연점이 높아서 기름이 더 노랗게 되고 고소한 향이 퍼져 음식의 풍미를 올려줍니다.”

귀농 2년차 송계헌씨는 밭에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고 있는데, 지난해 심은 해바라기를 직접 기름을 짜 먹어보고는 올해 해바라기 재배를 늘렸다고 한다.

▲ 주민들이 생산·가공한 해바라기기름

“해바라기기름을 먹어본 사람들은 몸에 좋은 걸 알고 해바라기기름만 찾아요. 활용도가 다양해 나물이나 샐러드, 비빔밥에 넣을 수 있어 환자식에 전망이 밝아요.”

돈 되는 해바라기 물꼬
주민들에게 해바라기의 이로움을 알린 이는 차돌박재농장 명제행·김정숙(한국생활개선태안군연합회 회원) 부부다. 포지3리 명제행 전 이장은 태안군 어르신소득화사업을 알게 되면서 마을 어귀마다 해바라기가 사람들을 반기는 농촌이 되길 바랐다고 한다. 그는 밭에 해바라기를 직접 심고 씨앗을 나누는 ‘해바라기 전도사’로 활약했다. 포지3리 외에도 주변 읍면에서 농사짓는 지인들에게 해바라기씨앗을 전파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Kg당 6000원에 어르신들이 재배한 해바라기씨를 수매해 판매했어요. 첫해부터 반응이 아주 뜨거웠죠.”

현재 태안에는 해바라기를 저마다 4000평에서 1만 평 재배하는 농가 9곳이 분포해있으며, 매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해바라기 1만 평 재배하는 농가가 해바라기를 거둬들이고 곧바로 냉이를 심으면 2모작을 할 수 있어 딱 좋다고 그래요.”

노동부담 덜어주는 해바라기
방진식(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씨는 고추재배를 주력하고 있지만 해바라기를 4년째 재배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해바라기는 농약 없이 무공해로 키워 경영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었어요. 재배기간도 파종 후 3개월로 짧아요. 노년을 생각하면 이만큼 손 안 가는 작목도 드물더라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입산 식용유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해바라기기름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방진식씨는 수확도 수확이지만 해바라기가 필 때면 보기에 참 예뻐서 기분이 들뜬다고 했다. 다만, 유일한 단점은 조류의 습격이다. 해바라기를 재배하는 주민들은 “비둘기 쫒아내는 방법만 알려달라”고 입을 모았다.

“비둘기기피제도 소용없었어요. 약이 닿지 않은 부분을 귀신 같이 알고 해바라기씨를 쪼아 먹고 가요. 수량을 보장할 수 있도록 농업기관에서 해바라기에 관심이 필요합니다.”

▲ 해바라기기름의 침전을 1차적으로 걸러내는 침전물제거기를 통해 가공식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해바라기 재배 확대할 터
명제행 전 이장은 송명복 신임이장과 함께 포지3리의 해바라기 수익사업을 체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주민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착유기와 침전물제거기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탈곡기를 수입해 자택에서 시범가동에 나서는 등 명 전 이장은 해바라기씨를 손쉽게 벗겨 기름으로 가공할 수 있는 방법을 개척하고 있다.

“마을협동조합으로 착유기는 지원 받았는데, 탈곡 작업이 걸림돌이에요. 탈곡기를 테스트해봤는데 괜찮았어요. 농가에 공유해서 보급하고 싶습니다.”

함께 필 때 더 빛나는 해바라기처럼 한마음으로 해바라기군락을 이뤄 행복을 나누는 포지3리 마을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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