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권진경 연구사

한여름에도 안정적 시설재배로 농가수익 증대 기여
관행방식 대비 50% 용량으로 양액온도 정밀 관리

▲ 권진경 연구사

“기상이변으로 빈발하는 시설원예 농가의 고온피해는 마땅한 냉방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었죠. 농가의 피해는 생산성 하락과 소비자의 비용부담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엽채류 재배의 냉방기술 부재는 또한 여름철 생산성 저하에 영향을 미쳐 안정적인 수출물량 확보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계약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연구자로서 기술 개발 의지를 다잡는 계기가 됐습니다. 기술 설계단계에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현장적용 연구를 위해 1㏊의 재배온실을 제공해 준 농가에서 여름철 3번의 성공적 상추재배를 축하한 기억은 영원한 감동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여름상추 맞춤재배기술 찾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 권진경 연구사(50)는 고효율 양액 냉각기술 개발 등 여름철 엽채류의 안정적 생산 기반 구축에 공헌한 연구자다.
권 연구사는 그동안 ‘버퍼탱크 및 삼방밸브를 도입해 냉각 효율을 높인 양액냉각장치 및 동작 방법’ 등을 산업재산권으로 등록하고, ‘엽채류 수경재배용 고효율 양액냉각시스템 개발’(한국기계기술학회, 2021) 등 다양한 학술발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또한 ‘고온기 엽채류 수경재배를 위한 고효율 양액냉각기 활용효과’ 등 영농자료 발간과 ‘엽채류 수경재배용 고효율 양액냉각기 시설원예 현대화사업 대상기종 포함’ 등의 정책자료를 제공했다. 이밖에도 ‘고온기 엽채류 수경재배용 양액냉각기 신기술시범’은 물론 ‘현장연구실서 여름 상추재배 적정온도 맞춤기술 찾았다’ 등 다양한 홍보 등을 통해 농업인 이익을 대변해오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일수의 증가, 잦은 폭염 등은 시설원예 농작물의 안정 생산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고온은 작물에 다양한 생리장해를 유발해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많기 때문에 연중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없지요. 투자비가 많이 드는 온실은 손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온실 재배공간 전체를 냉방하는 방식은 경제성이 낮고 환기, 차광, 포그 등의 소극적 냉방은 성능이 제한적입니다. 특히 뿌리온도는 작물 생육과 수량을 결정하는 근활력, 양·수분 흡수, 광합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요. 따라서 고온기 수경재배 엽채류 재배에 적합한 고효율의 양액냉각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원예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고, 고품질 엽채류의 연중 안정생산을 위한 기반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절대적이었습니다.”

저용량·고효율 냉각장치로 
농가부담 덜고 수확량도 껑충

권진경 연구사와 동료들이 개발한 고효율 양액냉각기술은 대용량의 양액탱크 전체를 냉각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온실에 양액을 공급하는 소형탱크를 설치해 1차 냉각하고 순차적으로 대용량 양액탱크를 냉각하는 방식이라는 데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양액 냉각방식은 작은 용량의 냉각기로도 정밀하게 뿌리부분의 온도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양액냉각시스템은 소형탱크, 양액탱크, 냉각기를 삼방밸브로 연결하고 삼방밸브의 출구 온도에 따라 양쪽 탱크에 연결된 밸브를 열고 닫아 소형탱크의 양액 온도를 18∼20℃로 유지한다는 특징이 있지요. 또 여분의 냉열로 양액탱크를 냉각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 냉각시스템은 기존의 양액탱크 전체에 적용되던 냉각기의 50% 용량으로, 농가의 설치비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권 연구사와 동료들이 개발한 양액냉각시스템을 엽채류 재배농가에서 실증 시험한 결과, 여름철 외부기온 35℃, 온실 기온 42℃ 조건에서도 공급되는 양액의 온도는 18∼20℃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추의 뿌리 부분 온도는 관행의 온실보다 14℃ 정도 낮은 20∼25℃를 유지했으며, 상온의 양액을 공급하는 관행 온실보다 상추의 뿌리 발달은 약 2배 증가했다. 고온 스트레스 저항성의 증가로 엽채류의 수확량 또한 평균 40% 증가했다.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 생산량 증가로 온실 1㏊ 기준, 연간 4500만 원의 수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이전 통해 실용화 박차
“고효율 정밀 양액냉각기술은 고온의 온실 조건에도 뿌리의 온도와 환경을 최적화함으로써 엽채류를 여름철에도 고품질로 재배가 가능합니다. 관행 냉각방식보다 작은 용량의 냉각기와 에너지 비용으로 정밀한 제어가 가능한 이 기술은 특허출원하고, 3개 산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실용화했습니다.”

농진청은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권 연구사 등이 개발한 양액냉각기술을 올해 전국 5곳에 현장보급을 시작했다. 농업현장의 기술수요와 작물의 생리특성을 반영하고 시스템 최적 제어기술을 접목한 고효율 양액냉각기술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양액냉각방식 기술은 작물의 생리특성을 반영해 고온기 뿌리 부분을 국소적으로 냉방하는 고효율 양액냉각방식으로, 에너지절감형 시스템입니다. 또한 고온기 생육 개선으로 평균 40%의 수확량 증가를 통해 시설재배농가의 소득 증대와 안정적 생산기반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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