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듣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 대부분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각자의 입장과 상황이 만들어낸 논리는 애초부터 서로 맞지 않는다. 함께 하는데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가 주체로서 인정할 때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입장과 상황을 공감한다는 의미다. 경청은 공감이고 소통인 것이다. 경청은 그래서 백 마디 말보다 큰 힘이 있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소비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각종 농업관련 정책이나 품종의 연구 개발을 할 때 처음부터 소비자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다. 그런 실천의지로 얼마 전 10개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연구를 위한 연구가 많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농진청으로서는 신선한 정책의 변화라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농업인과 소비자가 농촌진흥사업의 주체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농진청의 변화와 혁신에 기대가 모아진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 정책이나 품종 개발은 오히려 미래 농업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 올해로 개청 60주년을 맞아 농민과 소비자에게 한층 가까워진 농진청으로 다가선 느낌이다. 
이청득심, 잘 듣는 것만으로도 농민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