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이렇게 실천한다 – 커피부산물 리사이클 ‘자연에버리다’

윤석열 대통령은 110대 국정과제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는 탄소중립을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농업·농촌에서도 탄소저감 노력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사업화해 성장해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자연에버리다’ 이현태 대표를 만나봤다.

▲ 자연에버리다 이현태 대표(왼쪽)와 기획팀 박지영 직원이 커피박 키트로 만든 화분을 선보이고 있다.

커피향 솔솔…커피찌꺼기 배양토로 화분 제작
포인트제 도입으로 지역사회와 환경 선순환

순환 자원된 커피찌꺼기
강원 강릉이 고향인 이현태 대표는 산과 바다가 파괴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환경보전에 일조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인터넷에서 바다거북이의 코에 빨대가 걸려 괴로워하는 영상을 보고 식용 가능한 빨대를 제작하면서 ‘자연에버리다’ 기업을 설립했다.
“‘자연에버리다’ 사명에는 자연에 버려도 안전하고, 환경파괴가 되지 않는 물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어요.”

매년 강릉에서는 강릉커피축제를 개최할 만큼 커피문화가 발달했고, 그만큼 원두 소비량도 많다. 커피찌꺼기를 폐기하려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사회적 비용도 든다. 폐기물로 분류된 커피찌꺼기는 활용방법도 제한적이었다.

이현태 대표는 2018년에 커피찌꺼기로 식탁을 만들어 선보였다고 한다. 이를 통해 커피찌꺼기를 순환 자원으로 인정받으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지역카페에서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앞장서 수거하고, 공장을 설립해 커피찌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자원화하고 있다.

“커피찌꺼기를 주원료로 지난해 8월 개발한 커피박 교육용 키트는 연 매출 3억~5억 원을 올리는 효자상품입니다.”

▲ 커피박 키트는 환경에 관한 그림책도 포함돼 교육 효과를 높였다.

커피향 나는 화분 만들어
커피박 키트는 배양토에 물을 넣으면 점토화 된다. 아이들의 촉감놀이처럼 점토를 주물러 화분을 제작하는 상품이다. 종묘회사를 통해 비교적 발아가 쉬운 토마토, 상추, 해바라기, 강낭콩 씨앗으로 구성됐다. 키트를 통해 화분과 꽃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작물을 직접 키워서 먹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시중에 판매되는 만들기 체험키트는 석고를 이용하는 제품이 주를 이뤄서, 만드는 과정에서 가루날림이 걱정됐어요. 중금속으로부터 안전하지도 않고요. 커피찌꺼기로 만들면 가루날림이 없는 장점이 있어요.”

무엇보다 화분을 만들고 분갈이를 할 때 커피박 화분의 커피찌꺼기가 퇴비 역할을 한다. 체험객은 커피박을 그대로 화분에 심으면 돼 편의성을 높였다.

커피박 키트는 탄소저감 제품으로 주목 받고 있어 교육청에서 유치원과 학교에 널리 보급하고 있다. 또한 노인복지시설과 장애인단체에 후원물품으로 문화체험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

이 대표는 기획팀 직원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갖고 교육용 그림책을 만들면서 화분박 키트의 교육효과를 높였다.
“키트를 콘셉트에 따라 화분, 캔들, 화산, 공룡화석 발굴 등 4가지로 출시했어요.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 도시주부들은 만드는 과정에서 커피향을 느끼면서 즐거워했어요.”

화분박 배양토에는 10가지 식품첨가제를 배합한 기술력이 들어갔다. 화분을 완성했을 때 단단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제품은 KC마크 인증과 특허를 출원했다.

포인트 제도로 참여 높여
이현태 대표는 커피찌꺼기를 카페에서 수거하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커피박 수거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페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커피찌꺼기 배출량을 기입하고 수거 요청을 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포인트로 자연에버리다에서 판매하는 생분해성 친환경 일회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탄소중립 실천이 일방적이지 않고 선순환 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전까지 커피찌꺼기를 수거해줄 때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카페 관계자들이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니까 친환경에 관심을 가져줬어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환경을 생각해보는 계기와 일회용품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는 6월부터 환경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요하고 필요한 교육이 환경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쓰레기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환경에 덜 해로운 방법으로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는 친환경 제품 소비가 활성화돼 관련시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을 전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환경보호 인식 개선에 나서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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