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잡스 - 충남 홍성 머내마을협동조합 김득례씨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행복한 농촌살이를 해나가고 있는 투잡 농촌여성들. 본업인 농업과 함께 나만의 개성을 발휘한 부업으로 지역 사랑을 실천하는 ‘투잡’ 농촌여성을 만나 다양한 부업의 세계를 소개한다.

▲ 김득례씨는 버려지는 조롱박에 창작활동을 통해 조롱박조명을 만든다.

마을축제서 남은 조롱박을 조명으로 작품화
박조명전시회·유리온실카페 열어 활력 도모할 터

농촌공동체 싹틔운 조롱박축제 
충남 홍성 원천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풍광을 아름답게 조성하기 위해 110m 길이의 조롱박터널을 마을회관 옆에 만들고 매년 ‘조롱박축제’를 개최한다. 어느덧 7회째를 맞이한 조롱박축제를 통해 한마음으로 뭉친 주민들은 지난해 마을기업 머내마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김득례씨(홍성 결성면생활개선회장)는 벼농사 3만3050㎡(1만평)를 짓고 2640㎡(800평)에 고추와 배추, 들깨, 참깨를 재배하며, 마을기업에서는 홍보국장을 맡고 있다. 

조롱박축제를 개최하면 아이들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사람들은 조롱박터널을 체험하고, 조롱박을 따간다.
“조롱박터널에 사인펜을 갖다놓고 조롱박에 소원을 써보라고 유도했어요. 조롱박에 소원지를 걸어놓고 가니까 사람들이 더 좋아했어요.”

조롱박축제는 원천마을의 명물이 됐다. 주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됐다.

▲ 축제가 열리는 조롱박터널

조롱박이 주민 창의력 깨워
축제를 하고나면 조롱박터널에서 거둬들이는 조롱박을 어떻게 소비할지 고민했다는 김득례씨.
“처음에는 박이니까 타야하는 줄 알고 톱으로 갈랐어요. 속을 긁어내고 널었는데, 제대로 안 말라서 곰팡이가 슬어 버려야했죠. 박공예를 하면 좋겠는데, 하는 법을 몰랐어요.”

조롱박 활용법을 고민하던 김득례씨는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를 통해 공예전문강사를 초빙했다. 주민들이 한 달 동안 조롱박공예수업을 받으면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다.
“겨울에 벼 타작하고, 회관에 주민들이 모여 둘러앉아 공예작업을 해요. 박에 원을 그릴 때도 컴퍼스로 그리고 구멍을 뚫어 모양을 내죠.”

김득례씨는 공예기술을 터득하면서 자연스레 조롱박을 고르는 안목도 생겼다.
“평범하게 크지 않고 기형이 된 조롱박이 있는데, 그게 더 모양이 멋있어요. 터널 밖으로 삐져나가서 꼭지만 길게 구부러진 조롱박을 오리모양 작품으로 만들었어요. 내년에는 조롱박을 매달리는 방식이 아닌 땅에서 바로 자라는 방식으로 바꿔보려고요.”
조롱박을 땅에 심으면 “지 맘대로 이상하게 모양이 나와 특이하다”는 게 김득례씨 말이다.

▲ 기형으로 자란 조롱박은 작품성 높은 조명이 된다.

조롱박조명, 마을 앞날 비추다
조롱박은 마을의 새 소득원이 됐다. 최근에는 전구를 삽입하고 전선을 연결해 조롱박조명을 만들었다. 조롱박 고유의 모양은 살리면서 빛이 잘 나오도록 구멍을 크게 뚫으며 더 정교한 공예작업이 이뤄졌다.
“주민들과 더 형제 같은 마음이 생겼어요. 같은 목적이 생기니까 열정이 가득하고, 조롱박마다 이름표도 달아놨어요. 작품으로 변모해 갈수록 팔아도 손색없겠다며 덕담을 주고받고 서로 응원해줘요.”

김득례씨가 만든 4점의 조롱박조명은 이름표를 달고 집에 보관돼 있다. 
“올해는 주민들의 창작활동으로 얻은 조롱박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박조명전시회를 가질 계획이었어요. 코로나19로 개최는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꼭 전시회를 하고 싶어요. 구매를 원한다면 판매 생각도 갖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축제는 어렵게 됐지만 김득례씨는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바리스타교육에 한창이었다.
“앞으로 폐열을 활용해 유리온실을 만들어 카페를 운영하려고 해요. 주민들은 카페운영으로 소득을 높이고, 따뜻한 차와 휴식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요.”
김득례씨는 농촌여성들이 마을에서 다양한 활동에 나서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농촌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주민들은 농한기에 조롱박으로 사탕바구니, 조롱박조명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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