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농촌진흥청 동물유전체과 박종은 연구사

가축 육종소재 확보·동물 유전체 연구기반 마련
형질 관련 기작 구명 등 연구 인프라 구축
생산효율성 제고 통한 산업 경쟁력 확보

▲ 박종은 연구사

“해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로 닭의 고온 스트레스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아프리카에서 현지 가축의 수집과 시료 확보, 고온 스트레스 실험을 하려다보니 간이 고온 실험시설을 제작·운송·설치하고, 실험 등의 연구를 수행해야 했지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도움을 줬던 공동 연구자와 관련 연구 지원인력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돼지의 경제형질과 후성유전체 유전체 연구도 그 간의 축적된 데이터와 공동연구자 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가축의 기후변화 대응과 가축의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통합 연구에 더 노력할 작정입니다.”

농진청 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박종은 연구사(40)는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와 생산의 효율성과 관련해서 6년여 째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박종은 연구사는 그동안 ‘닭의 가슴근육과 심장조직에서 고온 스트레스에 차등 발현하는 닭 유전자 및 그의 용도’ 등 4건의 산업재산권 등록과 12건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박 연구사는 또 환경변화에 따른 닭의 스트레스와 면역반응 차이 등에 대한 다양한 홍보는 물론, 오리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육질저하 관련 유전자 발현근거 추가 등 적극적인 영농활용에도 힘썼다. 박 연구사의 이같은 노력은 2020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제23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장관 표창, 2019 기후변화 대응 대표기술 10선 등 다양한 수상과 성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경우, 어미돼지당 자돈의 출하두수(MSY)는 17.6 마리로, 축산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미국 23.2 (마리), 캐나다 26.3, 덴마크 28.3, 2016) 이런 현실에서 고온기 가축 폐사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 수요 증가는 식량안보라는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금류는 전신이 깃털로 덮여 있고, 돼지는 땀샘이 없어 더위에 매우 취약합니다. 여름철 폭염기 가금류의 폐사 수는 267만 수(2017)에 달합니다. 따라서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굴 등 고온 저항성 계통 육성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육질 개선을 통한 돈육의 품질 향상 또한 중요한 과제가 돼왔습니다. 이런 전제로, 가축의 기후 적응성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유용인자를 발굴하기 위해 빠르게 축적되는 방대한 통합 정보의 활용 그리고 우수 연구진과의 연구협력을 통한 국제적 수준의 연구에 나서게 됐지요.”

박종은 연구사와 팀 동료들은 그렇게 아프리카의 고도가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의 닭에서 고온 실험을 진행했다.
“저와 동료들은 아프리카 고온지역을 오가며, 또 현지 연구자들과의 협연을 통해 도출된 주요 연구성과로는 첫째, 닭의 고온 조건에 따른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과 관련 대사경로를 구명했다는 것입니다. 급성 고온 스트레스 노출 시 DNA 손상을 막거나,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p53경로가 활성화 됐고, 만성 고온스트레스 노출 시 에너지 대사 조절과, 산화 스트레스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PPAR 신호경로가 활성을 나타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저지대 닭은 세포주기와 DNA 손상을 막는 적응 기작이 주로 일어나는 반면, 고지대 닭은 세포사멸과 산화-스트레스 반응 기작이 일어나 열 스트레스 적응력이 낮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박 연구사와 동료들은 또 스트레스에 특이적으로 발현이 나타나는 유전자 3종을 발굴해 두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들 유전자는 세포보호기능(HSPH1), 세포사멸 조절(SRGN), 스트레스 염증 반응(MT4)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된 유전자는 고온 스트레스 노출 진단과 향후 고온 적응성 개선을 위한 분자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

“이밖에도 고도가 높고 낮은 지역의 닭의 조직별 일주기(circadian)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을 구축, 데이터베이스화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고지대, 시점 등 비교 조합에 따른 차등발현 유전자를 대량으로 발굴했지요. 또한 후속 협력연구를 통해 아프리카의 다양한 환경에 노출된 닭의 장내미생물 유전정보를 확보하고, 콕시듐증과 같은 질병 저항성과 관련된 숙주와 장내미생물과의 상호작용 구명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돼지에서는 자돈 수에 관계된 5개의 형질과 연관성을 가진 LEPR 유전자에서 육질과 연관성 있는 변이 표지인자 15종을 발굴했습니다. 번식주기에 따라 발현이 변하는 유전자 6종(SGPP1/2, FXYD4 등)을  발굴해 번식주기 탐지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박 연구사와 동료들은 이러한 연구의 과정에서 전사체, 미생물체, 표현체 등 통합 데이터베이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제축산연구소, 와게닝겐대학연구소와의 국제협력 체계도 마련했다.
“제 연구는 우수 품종 개발을 위한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 반응 기작과 특이발현 유전자, 형질관련 변이마커 발굴을 통해서 가축 자체의 고온 적응능력과 생산성을 개선하는 측면으로 접근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박 연구사의 이 같은 접근은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이라는 근본적 해결방안을 시도한 것이라는데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저지대의 닭은 고온환경에 적응해 체온 상승과 유전자 수준의 스트레스 반응이 적게 나타났지요. 기후변화에 의한 환경 스트레스 저감을 위한 이론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산업재산권으로 출원된 고온 스트레스, 경제형질 관련 특이 유전자, 표지인자를 활용해 고온에 강하고 다산성의 계통의 선발과 육성을 위한 육종소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가축 유전능력평가를 통해 육종가를 추정하는 통계육종학적 개량과 더불어, 주요 유전자 기반의 개량을 접목함으로써 가축의 고온 적응력과 생산 효율성 개선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