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자매네 반디농장 김영란의 전원일기 ㉗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나도 과거만 추억하는
고인 물이 되지 말아야지...

올해 현장실습 멘티 교육 중, 남편은 현장실습을 통한 교육과 친환경농업 이론, 나는 판매를 위한 마케팅 교육을 담당하기로 했다. 주로 우리들의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전하는 것인데, 전량 직거래의 비결이 온라인 마케팅 덕분이었음을 강조한다.

나는 우연히 입문한 블로그에 쓴 농사일기를 통해 저절로 블로그마케팅이 돼 판매로 이어졌었다. 비교적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기 전이어서 선점의 효과도 있었고, 내가 40대의 기상으로 열정이 샘솟아 블로그에 혼신을 다해서 농사일기를 쓴 효과가 컸었던 것 같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 농사지은 유기농 귤이 첫 번째 신뢰를 구축했고, 나의 수다빨과 넘치는 열정도 한 몫 했다고 본다. 남편의 명퇴로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나오는 헝그리정신도 태산을 넘는데 일조했다.

블로그마케팅으로 자리 잡은 내가 멘티에게는 유튜브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제는 나도 하루 종일 유튜브를 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정보를 다 알 수 있는 세상에서 디지털이 주는 폐해를 말하면서 혼자 미적거리다보면 나도 모르게 도태되는 세상이다.

요즘 나는 인간부류를 유튜브를 만든 사람, 유튜브를 하는 사람, 유튜브를 보는 사람, 유튜브를 안하는 사람 등으로 분류하는데, 나는 유튜브를 보는 사람에 속한다. 나보다 앞서 가는 사람은 유튜브를 활용해 돈을 버는 사람인데, ‘좋아요’, ‘구독’만 해줘도 그들에게 인센티브가 돼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유튜브 세상이다. 홍보효과까지 겸하니 일석이조이다.

온갖 종류의 정보를 듣고 볼 수가 있어서 나는 일을 하면서 하루 종일 다양한 유튜브를 틀고 보면서 정보와 재미를 누리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의학정보, 농사, 꽃, 심지어 무속인 채널까지 요것조것 골라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얻는 가장 큰 것은 다양한 정보이고, 학교를 통해 배우던 지식을 내가 일하면서도 듣고 보고 배울 수 있으니, 정보의 홍수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나더러 찌라시방송에 현혹된다며 비아냥거리던 남편조차도 이제는 공영방송이 볼게 없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으니 앞으로는 유튜브가 더욱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본다.(시골 농부들까지도 홀릭된 유튜브라면 당연히 대세가 될 것이다)

나도 블로그에, 카카오스토리에,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개설했지만 유튜브까지는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조만간 배워서 또 한번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할 것 같다. 아날로그 세대인 우리들이 이렇게 현란한 속도의 디지털 세계를 따라가자면 정신이 혼미하지만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길일 것 같다.

1인 미디어시대에 동승해 온라인시장에 나만의 독특한 가게를 만드는 것, 멘티에게 이것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발 앞서 가면 그만큼 유리한 것이므로 지금 당장 유튜브를 하라고 권한다. 정보와 재미, 감동까지 더해...

내 감성은 1960~1970년대를 떠돌고 있는데,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메타버스를 타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상이 됐는데, 나는 과거만 추억하는 고인 물이 되지는 말아야지.
달팽이 걸음으로라도 걸어가 보자.

 

☞ 메타버스(Metaverse) :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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