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여성농업인단체장 인터뷰(5) //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장슬기 회장

▲ 청여농 장슬기 회장은 전남 진도에서 사슴에서 얻은 거름을 이용한 자연순환농법으로 미니밤호박, 고구마, 작약, 구기자 등을 재배한다. 직접 키운 약용작물로 허브애쉬란 브랜드로 가공품도 판매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뭉치면 힘이 되듯, 여성농업인 권익과 지위향상을 위해 여성농업인단체들의 역할은 컸다.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와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 등의 실효성 있는 정책들도 여성농업인단체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식량안보와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농촌을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가꾸고 우리의 전통문화와 토종종자를 보전하고 이어나가는 역할, 돌봄의 사각지대를 보살피는 등 그간 여성농업인들이 맡아온 책무가 농촌과 농업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온라인 세상으로의 급진적 변화가 이뤄지는 요즘 여성농업인의 안정된 농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또 여성농업인단체들은 어떤 변화를 모색할 것인지 여성농업인단체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단체는 어떤 역할 변화를 모색하고 있나?
지털시대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속화되는 언택트 시대를 맞이했다.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청여농(이하 청여농)은 코로나19 이전엔 오프라인으로 회의진행과 함께 모여서 다양한 교육을 듣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회의 통한 꾸준한 임원진 회의와 총회 진행, 지속적인 소통을 위한 지부별 모임 등을 더 자주 소통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청여농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 소통하며 신뢰와 믿음을 쌓고 또 그들의 니즈를 반영한 농산물 생산을 하고 싶어 한 달에 한 번 청여농의 회원들이 직접 손수 키운 제철농산물과 가공제품을 가지고 서울 성내동 농축산물 직거래장터인 ‘뜨락장터’에 참여해 판매를 해왔다. 하지만 현 디지털시대의 변화흐름에 맞춰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청여농을 알리고 청여농 회원들이 생산한 건강한 먹거리를 소개하고자 온라인 ‘청여농마켓’을 개설했다.
여성농업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청여농 활동 홍보를 위한 SNS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회원들의 활동 범위가 위축되는 것을 오히려 온라인으로 만회하며 청여농의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유통구조로 자리 잡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등 보다 재밌고 참신하게 우리 농산물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은?
여성농업인들이 농촌에서 살면서 실제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정책변화가 꼭 필요하단 생각이다. 청여농들은 농작업이 힘든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가부장적문화가 팽배한 농촌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겪게 되는 무례한 질문, 농업경영을 하고 있는 실질적인 주체인데도 불구하고 여성농업인을 농업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 등의 차별로 힘든 부분이 많다. 그래서 농촌 주민, 공무원, 농업관련업계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보다 넓은 범위에서 성인지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부분들을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에서 농촌형 성평등 전문강사 양성과정 교육을 통해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꾸준한 전문강사 배출과 관련 교육의 확대로 농촌지역에도 양성평등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농촌과 농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청년여성들이 농업과 농촌을 부담 없이 긍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농촌에 보다 많은 청년들의 진입이 가능하리가 본다. 안정적으로 농촌에서 청년여성농업인이 정착하기 위한 기반 조성도 절실한 부분이다.

-여성농업인 정책 중 가장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 여기는 것은?
여성농업인에 체감도가 높은 정책은 단연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카드가 아닐까 한다. 여성농업인의 자긍심을 높여주며 열악한 농촌의 문화 복지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만들어준 바우처카드가 여성농업인에게는 큰 위안이 되고 있다. 다만 지자체마다 지원 금액의 차이, 여성농업인이지만 복잡한 기준들에 의해 제외되는 여성농업인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농업인이라면 모두 동등하게 바우처카드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을마다 농번기에 시행되는 농번기 공동급식 지원사업도 여성농업인들의 가사부담을 덜어 주고 있는 사업이다. 농번기엔 모두 바빠서 공동급식소 종사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마을단위로 인건비와 부식료 지원 등도 좋은 방법이지만 농번기에 농촌마을을 다니는 밥차 등을 같은 지역의 소상공인과 연계된 상생 모델을 만들어 보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단체의 역할과 노력, 성과는?
농촌에 정착해 농업을 주체적으로 하는 청년농업인 특히 청년여성농업인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농촌에 많은 단체가 있지만 정작 청년여성농업인들이 적극 참가해 활동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곳도 드물었다. 그래서 전국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던 청년여성농업인들의 뜻을 모아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청여농이 해야 할 일은 현재도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을지 모를 청년여성농업인들이 우리단체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을 알고 함께 단체 활동을 통해 네트워킹해 소통하며 당겨주고 밀어주며 농촌에서 성장해 나가게 힘을 모으는 일이다. 청년여성농업인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농업을 함께 지켜나갔으면 한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체의 꾸준한 노력으로 청여농들이 주체적으로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청년여성농업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원해주고 있음을 몸소 느낀다. 청여농 회원들 역시 보다 나은 농업을 하기 위해 함께 역량강화 활동을 하며 농업정책, 시스템 등 해결하기 힘든 작은 부분들은 회원의 소통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여농 후배들이 보다 좋은 환경 속에서 농업 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청년여성농업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여성농업인의 권익신장과 지위 향상을 위한 방안은?
농촌여성정책팀이란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로 농촌에서 중요한 존재지만 그간 기여도가 너무 낮게 평가돼 소외됐던 여성농업인 관련한 정책들이 발굴되고, 보다 빠르고 쉽게 전달되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인권신장과 지위 향상을 위한 중앙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역까지 일관되고 안정적인 정책이 추진되고 펼쳐져야 한다.
현재 지자체별 여성농업인 전담부서가 없는 곳이 많고, 인력배치도 미비한 상황이다. 지자체별 전담부서 설치가 완결돼 여성농업인의 정책 소통창구로 역할을 하고 청여농 아니 여성농업인 모두가 더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우리 농업발전에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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