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는 잡초처럼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미나리를 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에도 넣어 먹고 찌개에도 넣어 먹고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이란다.”

순자는 물만 있으면 잘 자라는 미나리에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미국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가 극 중의 손자인 데이빗에게 한 말이다. 낯선 이국땅에서도 ‘미나리’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살아가는 1세대 한국계 미국인의 삶을 담담하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미나리는 한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자생하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잎과 줄기에 독특한 향기가 있고 비타민 A, B1, B2, C가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의 다양한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높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로 우리민족의 오뚝이 정신을 닮았다고 한다. 미나리는 조선 초까지도 배추보다 흔한 채소로, 김치를 담가 즐겨 먹었다고 한다. 연꽃처럼 더러운 물을 정화하기도 하고 흔히 미나리를 가꾸는 논을 미나리꽝이라 부른다.

낯선 땅에서 질긴 생명력으로 뿌리내린 이민자들, 손자를 돌보는 영화 속의 할머니가 손자에게 전하는 삶의 철학과 끈끈한 가족애를 통해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 영화 ‘미나리 가족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가장 보편적인 일상을 보여준 영화 속 할머니는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의 농촌여성의 모습 그 자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