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본격적인 영농철, 인력수급 문제없나…

코로나19와 강화된 근로조건에 인력난 심각

정부, 외국인 인력 대체할 도시근로자 중개… 농가 불만

영농철이 다가온다. 농촌인력의 상당수를 담당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빠져나가고 상주근로자의 주거기준 또한 강화되면서 농촌의 구인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농촌의 구인난에 농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 도시형 인력중개센터가 운영되지만 농사일에 서툰 인력이 많아 큰 기대가 되지않는다고 농민들은 말한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
충남 부여로 귀농해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하미경씨는 곧 다가올 수확 철이 두렵기만 하다. 일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던 작년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 씨는 지난해 인력을 구하기 위해 수십 곳의 인력사무소에 문의했지만,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논산까지 갔다고 한다.

힘겹게 인력을 구해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외국인 근로자의 감소로 인력난이 계속되자 인건비가 점점 오르는 것이다. 하 씨는 “2016년 5만~6만 원이던 인건비가 최근엔 8만 원 선으로 올랐다”면서 “본격적인 영농기에 들어서면 일손이 더욱 필요할 텐데 사람도 어렵게 구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는 지난해 들어선 부여군 농업회의소를 통해 인력 두 명을 채용한 상태다. 하 씨는 “올해 처음 이용했는데 일반 인력사무소보다 영농활동에 익숙한 분들이 배치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부여군농업회의소는 시설채소, 밤 수확, 특용작물 등의 농작업을 위한 인력을 모집해 농가에 중개해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농작업 숙련도, 농작업 종류에 따라 7만~10만 원의 인건비를 책정한다. 농작업상해보험 가입, 교통비, 도시민 숙박비 실비 등은 지원한다.

그러나 농업회의소 또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영농철을 앞두고 더 많은 인력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것이다.
부여군 농업회의소 이유호 인력국장은 “요즘 부여 농가에서는 주로 수박, 멜론의 순고르기, 유인작업 등이 이뤄지는데, 인력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는 하고 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농촌 고령화에 관내 인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고 도시 구직자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도시근로자가 유일한 방안?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형인력중개센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 농협이 도시 구직자를 농업인력으로 유치하기 위해 운영하는 인력중개센터다. 도시형인력중개센터는 도시민을 모집해 농작업 실습교육,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농촌인력중개센터와 연계해 농촌에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일자리를 소개, 지원한다.

계속되는 농촌의 인력난에 도시근로자 중개가 그 방안이 될 수 있겠지만 농가의 불만은 여전하다. 이 국장은 “도시구직자 관련한 문의는 늘고 있지만 인력을 요청한 농가에서는 농사일에 서툰 도시 구직자 등을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귀농에 대한 관심으로 체험삼아 오지만 일이 서툴러 농사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농민들이 탐탁지 않아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실제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하 씨 또한 도시근로자를 채용한 적이 있지만 꽃 작업 하면서 꽃대를 부러트리는 등 함께 일하면서 느린 속도와 서툰 농작업에 실망한 기억이 크다.
하 씨는 “구인난에 어쩔 수 없이 채용하겠지만 코로나19도 걱정되고 타지역에서 오는 것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인력중개를 통해 어렵게 인력을 구하더라도, 농작업에 대한 자부심 없이 그저 시간을 때우거나 충분한 노동을 하지 않아 애를 태우는 농가도 있다.
이유호 인력국장은 “충분한 인건비를 지불하는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오전 오후 단위로 임금을 나눠 지불하는 등 농가 또한 노동력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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