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밥상 –‘자연스럽게 먹습니다’저자 이정란이 전하는 3월의 텃밭& 요리 이야기
냉이는 양성의 기운이 강해
간에 이롭고 해독작용 있어
경칩(驚蟄)은 3월5일 전후다. 경칩은 놀랄 경(驚) 숨을 칩(蟄)을 쓰는 데 말 그대로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나 뱀 같은 파충류나 곰 같은 동물이 놀라서 깨어난다는 의미다. 아직은 아침공기가 쌀쌀하지만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들풀들과 피부로 느껴지는 온화함이 봄을 실감케 한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던 흙은 부드러워져서 잠자고 있던 싹들이 올라올 틈을 내준다. 냉이, 쑥, 달래, 망초, 원추리, 돌나물, 광대나물 등 봄나물들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하면 우리의 밥상에도 봄이 찾아온다.
춘분(春分)은 3월20일 전후이며, 동지를 맞아 서서히 일어난 태양의 기운은 춘분에 이르러 밤보다 낮이 길어지게 된다. 개나리, 진달래 같은 봄꽃들이 피기 시작할 즈음이면 날도 따뜻해져 이제 슬슬 밭을 일구고 퇴비를 줘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 춘분이 지나면 감자와 완두콩, 강낭콩을 시작으로 상추나 아욱, 근대, 쑥갓 등의 잎채소들을 파종할 수 있지만 일찍 파종할 경우 냉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봄서리가 내릴 수 있는 곡우(穀雨, 4월20일 경)가 지나 싹이 올라오도록 파종하는 것이 좋다.
봄을 알리는 봄나물 중 단연 으뜸은 ‘냉이’와 ‘달래’다. 냉이와 달래는 뿌리부터 잎까지 모두 먹을 수 있고 음성이 강한 추운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성의 기운이 강하다.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보해줄 수 있는 귀한 제철식재료다.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은 겨울에는 노폐물 배출이 잘 되지 않는데 수(水)의 기운인 다시마, 미역, 톳, 매생이, 파래 같은 해초와 팥, 늙은 호박 등은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된다.
봄에 자라는 나물들은 목(木)의 기운을 갖고 있다. 목(木)의 기운은 새롭게 출발을 하는 기운을 말하며 우리의 신체기관에서는 ‘간’과 ‘담낭’의 기운에 해당한다. 겨울에 신장을 통해 배출이 잘 되고 나면 간은 부담을 느끼지 않기에 ‘수생목(水生木)’이라 하며 ‘수’의 기운은 ‘목’의 기운을 이롭게 한다.
쌉싸름한 봄나물들은 목(木)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 간에 이롭고 해독에 도움이 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라는 식재료가 달라지고 우리의 생체리듬도 계절에 맞게 변화하는 것을 보면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가 약이 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3월의 제철요리 - 냉이페스토 스파게티 |
▲냉이페스토(400ml) 재료 냉이 200g , 마늘 1쪽, 호두 50g, 올리브유 250g, 파마산치즈 10g, 레몬 1/2개,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