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기획-창업의 꿈 현실이 되다 ⑤경북 청송 서애경씨

여성일자리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창업. 힘든 가시밭길 같은 창업을 꽃길로 만들기 위해선 전문가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다. 본지는 숨은 재능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를 연중으로 다룬다. 다섯번째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이 주최한 경북여성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예비창업자 부분에서 노력상을 수상한 경북 청송의 서애경(33)씨다.

▲ 서애경씨가 고안한 디지털 이미지는 본인의 경력을 살리면서 주부로서 집안에서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디지털 이미지로 셀프인테리어족 겨냥
결혼으로 인한 경력단절…창업 경진대회가 돌파구

셀프인테리어로 집 업그레이드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기존의 어떤 현상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오죽하면 코로나 블루,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처럼 신조어도 계속 생겨나고 이때,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고자 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경북 청송의 서애경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경진대회에서 노력상을 수상한 서애경씨의 아이디어는 셀프인테리어족을 겨냥한 디지털 이미지다. 우리에겐 아직은 생소한 디지털 이미지는 셀프인테리어가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해외에선 익숙한 인테리어 소재다.

“국민 모두가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잖아요. 자연스레 무관심했던 집이란 공간에 눈을 돌리는 사람, 이른바 셀프인테리어족이 많이 생겨났어요. 큰돈을 들여 업체에 맡길 수 없으니까 저렴하게 자기 스타일로 꾸밀 수 있는 게 바로 셀프인테리어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크게 늘면서 집은 더 이상 단순히 머물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능으로 확장됐다. 기존의 소확행까지 합쳐지면서 집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열망은 커져가고 있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서애경씨도 그점을 캐치하고 디지털 이미지로 손쉽고, 그리고 저렴하게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생각해낸 것이다.

“집을 꾸미려면 페인트를 새로 칠하거나 가구를 리폼할 수도 있죠. 그림이나 사진을 걸 수도 있구요. 근데 가격이 부담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디지털 이미지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격이 저렴하니 수시로 바꿀 수도 있고, 크리스마스나 결혼기념일, 생일처럼 기념일마다 특별한 이벤트에 활용할 수도 있겠죠.”

서애경씨가 책정한 디지털 이미지의 가격은 1만 원 이하다. 디지털 이미지 판매가 활성화된 외국의 사이트에서도 10달러 이하가 대부분이라 셀프인테리어 소재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는 게 서 씨의 설명이다.

▲ 디지털 이미지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셀프인테리어족을 겨냥한 상품으로 잠재력이 충분하다.

청송에서 새로운 꿈꾸다
2년전 한우를 키우던 남편을 따라 경북 청송으로 내려온 서애경씨. 신혼의 행복과 안정된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성실하게 쌓아온 경력이 무용지물 되는 것 같은 생각은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고. 더군다나 청송으로 내려와 사귄 비슷한 또래의 지인들이 취업이나 다른 이유로 타지로 떠나면서 헛헛한 마음은 더 커졌다. 도시에서 흔히 접하는 문화시설도 없고 젊은 여성들의 커뮤니티도 부족한 농촌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어려움일 터. 마침 그때 알게 된 게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의 경북광역여성새일센터가 예비여성창업자 발굴과 이미 창업한 이들의 재도약 지원을 위한 경북여성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는 돌파구가 됐다.

“그때 친구가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알려줬어요. 그전엔 이런 대회가 있는 줄 전혀 몰랐어요. 서울 패션관련회사에서 일한 경험과 디지털 작업을 하는데 익숙했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주부이자 과거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단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네요.”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훌륭한 방역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K-브랜드는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서애경씨가 제작할 디지털 이미지도 K-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가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출사를 나가는데 청송엔 그 유명한 주왕산과 주산지가 있잖아요. 그곳을 촬영해 디지털할 생각이에요. 같은 공간을 계절시리즈로 연결해도 좋겠죠. 전통의 이미지를 색다르게 각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단청을 이미지화해서 한국적인 기본에 세계 어디서나 관심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 포인트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봐요. 특히 디지털 이미지는 소재나 사이즈도 원하는대로 할 수가 있어요.”

아이디어만 좋다고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 법. 그래서 알리는 수단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디지털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을 공유할 생각이다. 집에서 내 손으로 만드는 인테리어 소재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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