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만나는 가을 하늘인지 모르겠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매년 고통받던 봄, 가을을 보내다 오랜만에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하늘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린다. 당장에라도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싶다.

취재에 나서는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특히 농촌지역으로 취재를 나설 땐 차창 너머로 보이는 황금빛 논에 설렘이 배가 된다. 코로나19와 장마,수해 등 다사다나한 시간을 보낸 농민들의 마음을 벼들도 아는지 한풀이를 하듯 노란빛을 한껏 뿜어낸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논과 밭은 농촌지역 취재의 묘미 중 하나다. 봄의 파릇함과 여름의 짙은 녹음, 무르익는 가을, 겨울의 새하얀 설원은 마치 농민들의 희로애락을 보여주는듯하다.

곡성, 금산, 하동 등 농촌지역 논과 밭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SNS에는 도심의 개성 있는 카페 못지않게 시원하게 펼쳐진 논과 밭을 배경으로 한 카페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사람들이 바다뷰, 도심뷰 못지않게 논뷰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런데 농지의 면적이 점점 줄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매년 여의도 면적의 50배에 해당하는 농지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식량의 보고일뿐 아니라 바라만 봐도 힐링이 절로 되는 논과 밭의 가치를 알고 지금이라도 지켜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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