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22)경북도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연구소 정경미 연구사

▲ 정경미 연구사

복숭아 6차 산업활성화를 위한 가공기술 개발과 현장 지원
복숭아에서 분리한 저온내성효모로 복숭아 발효제품 개발

“연구를 하다보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동료와 함께 마음과 생각을 열고 또 협의하는 가운데 조금씩 성과를 이뤄가고 있음을 깨닫게 돼요. 그러면서 누군가를 위한 연구라는 일이 즐겁고 함께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더 행복합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연구소 정경미 연구사(51)는 ‘현장 중심으로 연구하고 또 실제 현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강조한다. 특히 연구결과물에 대한 홍보·실용화에 집중하는 일은 연구의 완성으로서,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정 연구사의 철학이다.

“청도복숭아연구소는 복숭아 등 핵과류 신품종 육성, 고품질 복숭아 재배를 위한 기술, 병충해 발생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예찰단 운영과 방제 기술, 수확 후 관리 기술 등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지요. 저 이외에도 6명의 연구진(김임수, 권오흔, 이기우, 이지윤, 서은철, 이형일)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구원들 모두 각자 맡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주었기에 복숭아 산업 전반에 걸쳐 농가 고충 상담, 다양한 교육 등을 통해 고품질 복숭아 생산과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 연구사가 청도복숭아연구소에서 최근 이뤄낸 성과들만 보아도 그 열정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 저온 알코올 발효를 통한 고품질 복숭아식초의 생산 등 논문 게재, 학술발표만 18건에 이른다. 특허등록·출원은 복숭아 제핵기의 과육과 씨 분리장치 등 12건, 기술이전 등은 복숭아 고추장 제조방법 등 14건, 영농활용으로 복숭아농축액을 이용한 복숭아식초 제조방법 등 5건을 비롯해 복숭아 포장 이미지 업무 협약 등 15건, 컨설팅 등 현장지원 69건, 전문서 등 저술은 복숭아 제핵기 개발 등 12건에 달한다.

▲ 특허기술을 업체들에게 이전하고 있다.

“복숭아 가격 안정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가공품 개발이 절실히 필요했지요. 복숭아의 재배면적은 1만9800ha, 생산량 28만7000톤(2016)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향후 재배면적이 2만5000ha를 넘을 것으로 보여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불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북지역의 복숭아 생산량이 전국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체험 농장도 150개 이상의 업체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복숭아 가공품은 생산량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양조나 제빵 시 거의 95% 이상이 수입 효모에 의존해 발효시키는 상황이었다.

“지역의 복숭아에서 분리한 순수 토종 효모인 저온내성효모를 이용해 발효 제품과 복숭아 가격안정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가공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복숭아 가공기술 개발은 국내 최초 복숭아에서 분리한 토종 저온내성효모를 이용한 발효 가공품과및 다양한 가공 기술 개발이라는 성과를 낳을 수 있었지요.”

▲ 홍국막걸리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정경미 연구사

정 연구사와 청도복숭아연구소가 개발한 대표적인 성과로는 다양한 복숭아 가공품과 가공 기기 개발, 국내 최초 복숭아에서 분리한 토종 저온내성효모와 발효 가공품, 복숭아 가공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 기술 지원 활동 등이 꼽힌다.
“현재 복숭아 가공품은 10종에 이릅니다. 가공기기로는 제핵기(병조림용, 파쇄용), 수압식착즙기 등을 개발했지요. 물론 이 결과들은 특허출원·등록과 기술이전을 마쳤습니다. 특히 복숭아 고추장은 우수특허대상(한국일보)을 수상했지요. 저염 복숭아 고추장은 시판 고추장보다 칼륨 함량이 2.5배 이상 높고, 나트륨 함량이 17.6% 감소돼 칼륨과 나트륨의 비율이 1:1에 가까워서 건강 친화적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이밖에도 정 연구사가 개발한 복숭아 스낵 초콜릿은 동결건조 스낵이 공기 중 습도에 노출 시 쉽게 눅눅해지는 단점을 초콜릿으로 코팅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었다. 프리미엄급 복숭아 와인은 설탕을 첨가하지 않고 동결과 농축을 반복해 당도를 35∼37%로 높여 맛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특히 여성에게 인기가 좋다.
또한 갈변방지와 조직감을 향상시킨 복숭아 병조림과 복숭아 다이스는 카페나 야외 식품코너에서 쉐이크, 라테, 빙설 등에 접목해 먹으면 언제나 여유롭게 복숭아 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다.

“연구를 하면서도 항상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복숭아 제핵기 개발이 그렇습니다. 복숭아 동결건조 스낵 개발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복숭아 스낵은 아주 맛있지만 복숭아씨를 빼내는 게 너무 힘들다는 불만의 소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복숭아 가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핵기를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농기계 제작 전문 업체와 협업해 복숭아의 형태를 살릴 수 있는 병조림용 복숭아 제핵기를 만들게 됐습니다. 복숭아 가공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 기술 지원 활동으로 복숭아 가공연구회, 밴드 운영, 국내 협정 체결, 홍보, 현장지원(현장평가, 시연회, 영농교육, 컨설팅, 시식, 홍보 활동 등)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현장성과 보급효과 극대화에 노력했지요.”

정 연구사와 청도복숭아연구소의 다양한 복숭아 가공 기술과 국내 순수 토종 저온내성효모 개발 등은 농촌 체험 농장 등에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면서 지역 경제는 물론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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