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신 홍
본지 편집위원
前 축협중앙회 연수원장

 

오월은 신록이 우거지고 만물이 생동하는 환희의 달이다. 이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가족이란 가장 사랑하고 아끼고 좋아 하는 사이이면서도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사이이기도 하다.
가까울수록 기대가 크고 믿고 의지하는 바가 큰 것이며 그것이 제대로 안되거나 그 반대로 될 때 받는 상처와 분노, 실망은 더 크게 마련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좋은 DNA(유전인자. 자손에게 물려 줄 형질을 지배하는 기본인자)를 갖고 태어나는 것은 커다란 복이다.

좋은 습관은 제2의 천성
우주를 창조한 절대자가 보는 관점은 다르겠지만 우리 평범한 중생이 온갖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이 사바(娑婆)세계에서는 좋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좋은 성격과 튼튼한 신체를 물려받는다는 것으로 이 어찌 축복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사람은 자기의 선택에 의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DNA 그 자체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타고난 성격과 성품은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후천적으로 주변 환경과 본인의 노력과 의지(습관)에 의해 얼마든지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기도 하고 나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신을 객관화 시킬 줄 알고 좋은 인생의 덕목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며 그 덕목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 한다.
18세기 미국의 유명한 과학자이자 외교가이며 정치인이자 교육자였던 벤자민 프랭클린은 그의 자서전에서 좋은 성품윤리로서 언행일치, 겸손, 충성, 절제, 용기, 정의, 인내, 근면, 수수함을 꼽으며 이를 행동으로 나타나는 습관과 통합시키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을 다루고 있다.
결국 실천하고 행동하는 좋은 습관이 제2의 천성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미국의 세계적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사생아로 태어나 어릴 적에 성폭행을 당하고 미혼모가 되며 마약에 손을 대고 약물 중독에까지 이르나 그녀는 그러한 와중에도 책 읽기에 빠져든다.
독서라는 좋은 습관이 그녀를 살린 것이다. 책속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를 깨닫고 창의력이 개발돼 토크쇼의 여왕이 된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 같이 어릴 때부터 스스로 좋은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이다.

자식은 부모 닮기 마련
얼마 전 지하철에서 맞은 편에 앉아 책을 읽는 세 모자를 유심히 보게 됐다. 40전후의 어머니와 큰 아들은 초등학교 5~6학년, 작은 아들은 1~2학년 정도로 보였다. 어머니가 미소를 띠며 자기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고 아들 둘도 어머니 양 옆에 앉아 계속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한참 지나 보니 작은 아들은 책을 손에 쥔 채 어머니에 기대어 졸고 있다.
참으로 보기 드문 흐뭇한 장면이었다. 이러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이 다음에 성공 안 할 수 있을까?
자식은 알게 모르게 부모를 닮아 가게 마련이다. 본인은 책하고 담을 쌓고 TV 리모컨만 돌리고 허구한 날 술에 찌들고 게을러터지면서 자식들이 공부 잘하고 훌륭한 인성을 갖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하루가 멀다하고 부부싸움을 하면서 자식들이 잉꼬부부로 살아가기를 바라는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자식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종교단체의 가르침을 비롯해 아주 유익한 자기계발서도 많이 나와 있고 좋은 부모 되기 동호회도 있고 방법과 처방은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그에 따라 자기가정에 맞는 가훈같이 가족들이 지켜야 할 ‘가족사명서’를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성해 실천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불교계의 큰스님 성철스님께서는 몸이 아플 때는 약 처방문에 따라 약을 지어 먹어야(즉, 실천) 낫지 그 약방문이 기가 막히게 좋다하여 외우기만 하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 결국 자기운명은 자기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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