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상징하는 황금빛 들판을 보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넉넉함을 느낀다. 노란색은 온화와 기쁨,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노란색을 신성시한다. 황금빛 곤룡포를 입은 황제의 모습이나 자금성 건물이 이를 상징한다. 그러나 서양에서 노란색은 질투와 배신, 거짓과 위선 등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인색한 사람을 노랑(랭)이, 희망이 없는 사람을 ‘싹수가 노랗다’ 등 부정적 표현을 많이 쓴다. 

예전에 공무원의 월급봉투에 기본급, 수당, 공제액이 기록된 노란봉투를 받았던 추억이 있다. 20년 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알게 된 교포노인과 한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던 적이 있다. 당시 70세를 넘긴 노인은 한국 해병으로 6.25 전쟁에 참여했던 분으로, 한국의 안보현실을 통탄하는 내용을 빼곡히 적어 보낸 노란색 편지가 새롭게 떠오른다.

세월호 침몰사건 때 무사귀환을 비는 ‘노란리본’ 캠페인이 한동안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몇 년 전 쌍용자동차 노동자에게 전달된 해고통지서가 바로 노란봉투였다. 노란봉투가 ‘손해배상 소송으로 월급이 차압되는 걸’ 뜻하는 상징물로 등장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불법파업을 해 기업이 손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기업이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으로, 현재 야당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하면 불법쟁의로 손해를 입은 기업은 노조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 쟁점으로 여당이나 기업은 위법이라 주장하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이고 꼬인 사회적 갈등을 쾌도난마로 해결하고 상생의 길로 가는 훈훈한 사회가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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