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작물육종과 박현수 연구사

▲ 박현수 연구사

품종 개발단계부터 농민 참여...15년만에 성과
전국최대 ‘신동진’에 이어 브랜드쌀로 정착 기대 

품종 개발에서 현장 보급까지... 
“‘참동진’이 개발되고 2021년에 처음으로 현장에서 시범재배가 이뤄졌습니다. 그 해는 전라북도에서 ‘신동진’의 이삭도열병 피해가 심각해 우려와 걱정이 많았던 때였지요. 전북도 대표품종인 ‘신동진’의 엄청난 병 피해는 대체품종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지요. 그러던 중에 도열병에 강한 ‘참동진’이 개발됐기 때문에 그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전북도의 대표 벼 품종이 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동진’은 ‘신동진’에 비해 병에 대한 저항성은 향상됐지만 ‘신동진’과 마찬가지로 도복이나 수발아에는 여전히 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박현수 연구사(42)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병 저항성 벼 품종’ 개발과 적용으로 벼의 병 피해 예방에 노력해왔다. 특히 국내 최대 재배면적을 차지하는 ‘신동진’ 벼의 도열병, 쓰러짐을 대체할 ‘참동진’ 벼를 개발·보급해 관심을 받고 있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박현수 연구사는 그동안 ‘참동진’, ‘신진백’ 등 다양한 벼 품종을 개발해 품종출원한 것을 비롯해 ‘벼흰잎마름병 저항성 유전자 집적 고품질 중만생 벼 신진백’ 등의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박 연구사는 ‘신동진’보다 밥맛 좋고 병에 강한 ‘참동진’ 개발과 벼흰잎마름병 발병 상습지 신동진 대체품종 ‘참동진’ 재배 홍보와 영농 추천, 통상실시, 신기술시범사업, 신품종 이용촉진사업, 품종 증식·분양, 농가기술지도 등의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2021년 기후변화대응 대표기술 10선, 2020년 농업기술대상 기술지원협력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병해충 날로 증가
“기후변화로 인해 벼 병해충 피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북도에서는 벼 수확철을 앞두고 이삭도열병, 세균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등 병충해가 극성을 부렸지요. 전북도 전체 벼 재배면적(11만4천㏊)의 약 43%인 4만8천㏊에서 병이 발생했으니까요. 특히 신동진 벼 품종에 병해가 집중됐습니다. 

‘신동진’은 1999년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중만생 벼 품종으로, 기존의 일반 벼보다 쌀알이 1.3배 가량 큰 중대립종이어서 육안으로 쉽게 구분돼 다른 쌀과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밥맛도 우수해 단일품종 브랜드 쌀로서는 인기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새롭게 개발된 ‘참동진’은 신동진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농가의 엄청난 반응을 불렀습니다.”

‘신동진’은 201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이다. 지난해 전북도 벼 재배면적의 64%를 차지했다. 
“‘참동진’의 개발은 ‘신동진’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병에 강한 품종 개발을 목표로 2006년에 처음 연구를 시작해 2020년 개발되기까지 15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렸습니다. ‘참동진’은 ‘신동진’의 장점과 형질특성은 그대로 지니면서 병에 대한 저항성만 향상된 품종이기 때문에 ‘신동진’이 재배되고 있는 지역에서 재배법 변경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신동진’이 원료곡으로 사용되고 있는 브랜드 쌀 등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죠.”

시범사업 통해 ‘참동진’ 보급 확대
‘참동진’은 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하기 위해 개발단계에서부터 수요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육성됐다. 전북도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우량계통 단계에서부터 현장실증시험을 수행하며 ‘신동진’과 성능을 비교 검토했다. 품종명도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참동진’은 신기술시범사업과 신품종 이용촉진사업 등을 통해 보급 확대 중입니다. 우수종자 생산을 위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통상실시했고, 국립종자원의 보급종 생산체계가 운용 중이기도 합니다. ‘참동진’은 현장평가에서 ‘신동진’에 비해 벼흰잎마름병과 이삭도열병 등 병에 강한 특성을 나타냈으며 밥맛도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지난해 전북도에서 발생한 ‘신동진’의 심각한 병 피해로 ‘신동진’으로 편중된 재배에서 다른 품종으로 재배품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셌지만, ‘신동진’은 다른 품종들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쌀 모양과 우수한 밥맛으로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커서 지역에서는 여전히 찬반 여론이 큰 상황이다.

“‘참동진’은 ‘신동진’과 같이 일반쌀에 비해 큰 중대립 쌀로, 밥맛도 ‘신동진’에 비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신동진’의 브랜드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참동진’은 2022년 3400㏊, 2023년 1만㏊, 2024년 3만5000㏊ 재배를 목표로 ‘신동진’과 병행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참동진’의 개발·보급은 ‘신동진’의 품종가치를 살리면서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병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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