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해남 교수의 흙과 비료 바로 알기

이번 호부터 토양·비료 전문가인 제주대 현해남 교수의 ‘알아두면 유익한 흙과 비료 이야기’ 칼럼을 연재합니다. 농업인 교육에서 많이 나오는 질문, 여성농업인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풀어 쓴 이 칼럼이 농업인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재료, 원료 함유량, 제조일자 등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해야 ‘제값’

사람을 사귈 때는 사람 보는 눈이 중요하다. 물건을 살 때는 물건 보는 눈매가 좋아야 한다. 비료를 구매할 때도 어떤 비료가 좋은지, 내 작물을 키우는데 얼마나 좋은 효과를 낼지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 비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다. 퇴비, 유기질비료, 미생물비료를 보는 눈이 각기 다르다는 말이다.

▲퇴비 보는 눈= 퇴비는 냄새가 가장 중요하다. 냄새를 맡으면 좋은 재료를 사용했는지, 제조시설이 좋은지, 적절한 제조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다. 흙이나 부엽토 냄새가 나는 퇴비는 좋은 재료, 좋은 시설, 좋은 제조과정을 거쳤다는 증거다. 악취가 나면 재료, 시설, 제조과정이 잘못된 퇴비라는 얘기다. 퇴비는 젓갈처럼 발효과정(부숙과정)을 거친다. 악취가 나거나 상한 냄새가 나는 젓갈을 먹을 수 없듯이 퇴비도 악취가 나면 토양이나 작물에 이로울 것이 없다. 

▲유기질비료 보는 눈= 유기질비료는 반드시 ‘보증표’를 보고 골라야 한다. 회사가 원료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20㎏ 포대로 옮겨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원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싸고 좋은 원료가 들어 있다면 좋은 유기질비료다.
유기질비료는 혼합유기질, 혼합 유박비료로 구분한다. 원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싼 과자를 많이 넣은 과자 상자는 비싸다. 반면에 싼 과자가 가득 든 과자상자는 쌀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기질비료는 항상 ‘보증표’를 보고 어분, 골분, 대두박, 미강박, 채종유박, 아주까리박, 야자·팜·옥수수박, 음식물류폐기물, 도축잔재물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미생물비료 보는 눈= 미생물비료는 제조일자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미생물도 죽거나 상하면 효과가 없거나 못 먹는다. 야쿠르트를 냉장 보관하듯이 미생물비료도 상온에서 보관하면 미생물이 쉽게 죽거나 상한다. 효과 있다고 홍보하는 미생물 이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냉장 보관하고 유통하는지, 제조일자가 1개월 이상 지나지 않았는지, 물에 타서 사용하는 미생물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아주 좋은 야쿠르트도 500리터 물에 타서 희석하면 맹물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광고, 홍보보다 직접 꼼꼼하게 따져서 사듯이 퇴비, 유기질비료, 미생물비료를 구매할 때는 값어치를 하는지를 잘 봐야 한다. 다음에는 무기질비료 보는 눈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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