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주요 댐과 하천들의 저수량도 크게 떨어지면서 물 부족에 따른 각종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자료는 낙동강, 섬진강 수계 등 전국의 주요 댐 저수율이 60% 이하다. 특히 경남, 전남 등 남부지역의 올해 장마 강수량은 100mm 이하를 보이면서 주요 하천과 저수지의 저수량이 30%를 밑돌고 있다. 심지어 하류 쪽은 물이 말라 다슬기마저도 사라졌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장마에 대한 기억은 굵은 비를 며칠씩 쏟아 부으며 다양한 피해를 준다는 인상이 짙다. 불과 2년 전에는 섬진강과 낙동강 둑이 무너지고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주기도 했다. 장마는 그러면서도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절대적인 생명수다.

장마는 천적이 많은 맹꽁이 같은 생물들이 웅덩이에 물이 차고 빗줄기가 거세지는 틈을 타 안전한 번식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생식물들은 불어나는 물 높이만큼 마음껏 꽃을 들어 올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 각종 병해충과 오물들을 쓸어내며 생물들의 서식환경을 정화하는 등 장마는 우리의 삶 주변에서 온통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올 여름 몇 번의 장맛비가 더 이어질지 모르겠다. 온종일 쏟아지는 장맛비를 보면서 장마의 순기능도 한번쯤 생각해보는 여름날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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