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곡성 ‘석진농장’ 김태현 대표

▲ 멜론을 소식재배하며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는 김태현 대표.

멜론 고장 곡성에서도 으뜸농장 만드는 게 꿈 
무리한 재배면적 확대로 실패...내실 교훈 얻어
법인 출하 70%, 일반판매 30%로 판로 안정

멜론 재배에 천혜의 조건
곡성군은 전라남도에서 대지 고도가 가장 높다. 그런 이유로 곡성군은 장거리 육상선수들의 동·하계 훈련캠프로도 자주 활용된다. 곡성군은 섬진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을 살린 관광시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최근 관광객이 찾는 지역으로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곡성기차마을은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다. 곡성읍은 섬진강 유역을 따라 곡성분지가 넓게 이뤄져있고, 압록유원지의 참게탕도 유명하다.

곡성읍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석진농장’ 김태현 대표(41)는 곡성을 ‘멜론의 고장’이라고 소개했다.
“곡성은 연평균 기온이 14℃ 내외로 크게 높지 않은데다 산간지대와 분지로 이뤄진 지형 특성 때문에 일교차가 큽니다. 또 섬진강의 풍부한 물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에서 멜론농사로 핫한 지역이 되고 있지요.”

올해로 귀농 12년째를 맞고 있다는 김태현 대표는 고향이 서울이다.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을 했다. 그러던 중 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귀농관련 블로그가 눈에 많이 들어왔단다. 그 중에서도 곡성이 유독 마음에 들어왔다고.
“아내의 고향이 영광이에요.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전남쪽에 관심이 좀 있었는데 섬진강도 그렇고, 마을 주민들의 친절함 등에서 곡성이 맘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곡성으로 귀농을 하게 됐습니다.”

무리한 농사 확대로 고배도...
김태현 대표는 귀농을 했지만 처음부터 농사에 매달리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지자체와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서 이런저런 교육을 받았다.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심심할 땐 택배 등의 일을 하기도 했다.

“귀농 3~4년이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영농을 결심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옥수수, 딸기 등 다양한 작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농업기술센터의 추천으로 500㎡ 하우스 4동에 멜론과 딸기를 2기작으로 재배했습니다. 생각보다 매출도 발생하고 작업도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김 대표는 멜론재배 3년차에 하우스 4동을 16동으로 늘렸다. 그러면서 관리도 안 되고, 노동력 수급 등에서 낭패를 보며 농사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우스를 늘리는데 따른 여러 대책을 함께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빚도 지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았지요. 결국은 멜론을 주작목으로 선택해 하우스 4동만 남겼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었지요. 그러면서 감자, 딸기, 호박 등을 부작목으로 재배했습니다. 이제 다시 안정적인 수익도 발생하고 다양한 활동 등의 여유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작업 쉽고 병충해 적은 소식재배
김태현 대표가 생산하는 멜론은 그물모양의 무늬가 있는 ‘네트멜론’이다. 네트멜론은 향기가 일품이다. 병의 발생과 약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소식재배를 하고 있다.
“밀식재배는 해충과 여러 병의 발생이 높아요. 그러다보니 농약 사용도 많고, 좁은 이랑으로 인한 작업의 어려움 등이 클 것이라는 교육도 받았지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병해충 발생이 적고 습도 조절 등이 용이한 소식재배를 택하게 됐습니다.”

현재 김태현 대표는 곡성군농업기술센터의 고품질 멜론 비교시험생산 실증연구에도 참여 중이다. 재식밀도가 멜론의 수량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 생육 상태 등 최적 생육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이다.

“귀농하고 농업기술센터 등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 해 농사라고 하는데, 저는 3월부터 6월까지 정식을 하지요. 그리고 6월부터 8월까지는 식재 순서에 따라 수확을 합니다. 그 과정에는 묘종 준비와 수정벌을 투입해 수정작업을 하는 것, 병해충 방제와 물주기 등이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지요.”
“우리 농장에서 생산한 멜론 대부분을 곡성멜론주식회사를 통해 출하합니다. 약 30% 정도만 개인판매를 하고 있지요. 판매에 그렇게 큰 어려움은 아직까지는 없어요. 멜론은 정식하고 한 달 정도면 2m 이상 성장합니다. 혼자 관리해도 큰 무리가 없어요. 작기도 짧아서 90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합니다. 귀농자나 초보농사꾼에게도 잘 어울리는 작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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