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양구여성농업인 종합지원센터 대표

"지자체에서 하는 것을
왜 별도로 사업비를 주면서
여성농업인센터에서 하느냐
하는 이야기가 분분하게 일어난다.
그로 인해 여성농업인센터에
가중되는 부담감과
지자체에서 활성화가 안 되고
퇴보돼 가는 것이 현실이다.
각자의 역할과 대상이 다름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 이현주 양구여성농업인 종합지원센터 대표

여성농업인센터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십 년이 넘었다.
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어업인 육성법 제13조에 의거 2002년 시작으로 벌써 20살의 청년이 됐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필수사업과 임의 사업으로 구분한다.
필수사업에는 고충 상담, 여성농업인이 마음 놓고 농사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영유아 보육, 방과 후 학습지도, 교육, 양성평등, 문화 활동 등 여성농업인들의 자아실현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고, 임의사업으로 농업·농촌의 체험과 지역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도농교류사업, 농촌 소득증대 등 프로그램이 있다.

처음 걸음마 시절부터 시작한 여성농업인센터 대표들은 젊음을 오롯이 다 바치고 어려운 시간들과 부딪치며 애환과 뿌듯함도 많았을 것이다. 2000년 초에는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보육료를 비롯해 전액 모두 자부담을 해야 했기에 농촌에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집에서 아이들을 방림 하거나 보살필 수밖에 없었다.

필수사업인 보육을 여성농업인센터에서 무상으로 아이들을 돌봐줌으로 여성농업인들의 육아 문제를 덜어주고 아이들에게도 인성과 성장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지금은 아이 행복카드가 나와서 어린이집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방과 후 수업이라는 것이 있어서 늦게까지 학과와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전에는 센터에서 담당해 청소년 시기에 이탈할 수 있는 아이들을 보살펴 줌으로 학습률도 높여주고 취미활동으로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곳도 바로 여성농업인센터의 역할이었다.

“빵집이 아무리 많아도 각자 손맛과 비법에 따라 맛은 다르다.”
몇 년 전부터 지자체에서 평생교육원, 문화센터라는 형태로 주민들을 위해서 많은 프로그램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또한 농업인센터와 중복되는 것들이 많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자체에서 하는 것을 왜 별도로 사업비를 주면서 여성농업인센터에서 하느냐 하는 이야기가 분분하게 일어난다. 그로 인해 여성농업인센터에 가중되는 부담감과 지자체에서 활성화가 안 되고 퇴보돼 가는 것이 현실이다. 각자의 역할과 대상이 다름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여성농업인센터가 운영하는 문화 프로그램은 농촌과 농업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과도 같다. 읍·면 단위로 하기도 하고 작게는 마을 단위, 작목반 단위로 배우고자, 듣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로 인해 남녀노소 구별 없이 서로 공감대 형성이 잘 돼 수업이 끝나고도 친목회 같은 동아리를 조성해서 힐링과 생활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주변에 청소년 아카데미, 드림스타트 등 청소년을 위한 배움의 공간이 많다. 하지만 여성농업인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공부가 위주가 아니라 아이들 하나하나 사랑의 미덕과 배려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기다림을 할 수 있는 아이로 돌봄을 하고 있다. 그로 인해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고민과 부모, 친구 간 갈등 등 서슴없이 상담하는 믿음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빵이 다 같은 빵이 될 수 없듯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서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농촌·농업에 전문지식이 많아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해도 직접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도 현실을 더 잘 알 수는 없다.

그럴수록 여성농업인센터도 빠르게 변화되는 현실에 즉시 응답해 내실화된 운영으로 전국에 으뜸이 여성농업인센터라는 인식이 되는 날까지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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