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주 77.3%가 70세 이상...디지털 문화 생소

청년후계농 확대시까지 디지털농업 연착륙 필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스마트팜 등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농업·농촌 분야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영세고령자가 대부분이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디지털 플랫폼 활용과 관련한 정책지원을 받은 경영체가 8%에 불과해 디지털 플랫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의 농산업 경영체 120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농촌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경영체의 79.1%가 생산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홍보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고, 매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반면에 사업 특성상 홍보 필요성이 적거나,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본 경험이 없고, 활용할 생각은 있지만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다는 이유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는 경영체도 27~29%에 달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가 매출 증가로 이어진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했더니, 디지털 플랫폼 관련 교육을 이수할수록, 이수한 교육의 수준이 높을수록, 경영주 연령대가 낮을수록 매출 증가 효과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미뤄보면, 비교적 젊고 높은 수준의 디지털 교육을 받은 경영주에게서 디지털 플랫폼 홍보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농촌주민 대부분이 고령인데다가 학력이나 디지털 이해력이 낮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농업·농촌분야의 디지털 문화 정착이 아직 멀다고 하겠다.

특히, 본사와 농촌진흥청이 최근 공동으로 진행한 여성농업인 디지털 활용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농촌여성들의 85.2%는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를 메시지를 주고받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며, 72.1%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63.1%는 정보 검색·조회 등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농촌여성들에게 디지털 플랫폼이 사업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는 조사결과다. 이는 남성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농업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팜, 디지털농업 등이 화두다. 고령화와 인력부족 문제 해결과 효율적인 농업경영을 위해서는 첨단기술의 농업 접목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전체 농업경영주 중 42.7%가 70세 이상이고, 60대는 34.6%, 40세 미만은 1%도 안 되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이들 고령 농업경영주들이 ‘디지털 플랫폼’이란 용어 자체도 알기 여럽고 더욱이 이를 활용한다는 건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차츰 디지털로 무장한 젊은 영농후계자들과 관행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고령농들의 소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최신 첨단농업과 관련된 정책적 지원에서 고령농들이 원치 않게 소외될 우려가 크다. 디지털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첨단기술의 효용성이 커진다 해도 농업분야에서의 디지털화는 현실에 맞게 서서히 추진돼야 한다. 식량창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들이 여전히 60대 이상의 고령농들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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